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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무너진 소아응급체계…살릴 대책은?

등록 2024.04.01 21:44

수정 2024.04.01 21:47

[앵커]
이번 안타까운 사건의 배경에는 소아 응급실과 소아외과 전문의 부족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가 밤중에 열만 나도 어디를 가야하는지 막막한 부모들이 많은데, 우리 소아응급체계의 현실과 문제점을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소아과 의사 부족하다는 건 익히 알고있긴 한데요, 대형병원 응급실에도 소아과 의사가 없는 겁니까?

[기자]
네, 어린 환자들이 갈 수 있는 응급실은 많지 않습니다. 전국 409개 응급실 가운데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곳은 22%인 92곳에 불과합니다. 71%는 24개월 미만 아이들의 진료가 제한됩니다. 6%는 아예 소아 응급진료가 불가능합니다. 소아과 의사가 부족한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앵커]
그래서 정부가 소아전문 응급실을 만들었잖아요. 이건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2016년 소아전문응급센터가 처음 생겼습니다. 현재까지 전국에 10곳이 운영 중인데요.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소아환자의 응급진료 접근성은 여전히 제한되고 있습니다. 또다른 문제는 응급센터에서 위기를 넘겨도 입원할 소아 중환자실이 턱없이 부족하단 겁니다. 소아 중환자실이 있는 병원은 전국에 13개 뿐이고 절반이 넘는 소아환자가 성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조중범 / 대한소아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
"성인에 생기는 병하고 소아에 생기는 병이 다릅니다. 성인 심장의 대가가 소아 심장을 보실 수는 없습니다. 소아의 정상적인 혈압, 정상적인 맥박 수 호흡 수 이런 것들도 성인과는 다르고"

[앵커]
중증 소아환자가 갈 응급실도 마땅치 않지만, 아기들이 밤에 갑자기 열이나면 무섭잖아요. 중증은 아니라도 어딘가 갔으면 할텐데, 그런 병원도 찾기가 힘듭니까?

[기자]
네, 많진 않지만 야간과 휴일에 소아 경증환자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이 있긴 합니다. 현재 전국에 81곳이 운영중인데요. 역시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경북지역엔 한 곳도 없습니다.

[앵커]
해외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소아응급체계가 잘 잡혀있습니까?

[기자]
일본의 경우 소아응급체계가 4단계로 구축돼 있습니다. 우선 소아응급 전화상담 서비스가 있는데요. 지역 간호사가 증상을 듣고 경증과 중증환자가 가야할 병원을 분류합니다. 또 소아의 연령별, 시간대별 수가를 차등 보상하는 등 다양한 수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과 비슷해보이는데요.

[기자]
네, 우리 정부도 24시간 소아상담센터와 중증도에 따른 응급실 분류를 골자로 하는 대책을 내놨는데요. 이같은 계획은 이번 의료 공백 사태로 사실상 올스톱 상태입니다.

[앵커]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돼야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저출산도 일부 해소가 될텐데, 꽉 막힌 상황이 답답하네요. 김자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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