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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수천 명 살렸다"…대만 내진설계 어떻길래

등록 2024.04.04 21:42

수정 2024.04.04 21:45

[앵커]
대만을 뒤흔든 역대급 강진에도 피해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해외 언론들은 건물 내진설계에 주목하고 있는데 대만이 어떻게 지진 피해를 줄인건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현재까지 사망자가 10명인데, 역대 강진들과 비교하면 인명피해가 적은 편이죠?

[기자]
네, 아직 구조작업이 진행중이라 속단하긴 이르지만, 역대 강진들과 비교하면 사상자가 적은 편입니다. 2010년 아이티에선 이번 대만 지진보다 조금 약한 7.0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22만명 넘게 숨졌습니다. 지난해 튀르키예에선 7.8 규모 지진으로 2만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진앙지가 내륙인지 해역인지, 또 발생 시간이 새벽인지 낮시간인지에 따라서도 피해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진의 규모만 놓고 비교하면 이번 대만 지진은 기적이라고 볼 수 있을만큼 피해 규모가 작습니다.

[앵커]
그만큼 대만이 지진 대비를 잘했다는거잖아요?

[기자]
네, 대만도 계기가 있는데요. 지난 1999년,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해 2400여명이 사망하고 건물 5만채가 파손됐습니다. 대만은 이후 석달 만에 건축법을 개정했습니다. 내진 설계를 더욱 강화했고, 특히 초중고등학교는 복도에도 기둥을 설치해 구조를 보강했습니다. 내진 설계가 힘든 건축물은 완충 시설을 추가하게 했습니다. 완충 시설을 만든 게 대만의 101층 빌딩인 타이베이 101입니다.

[앵커]
저도 사진을 봤는데 건물 한 가운데 공 모양의 추가 매달려 있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지진피해를 막아줍니까?

[기자]
네, 이 노란색 강철 공의 이름은 '댐퍼 보이' 입니다. 무게만 660톤에 달하고요. 건물 87층과 92층 사이에 매달려 있습니다. 지진처럼 외부 힘에 의해 건물이 움직일 때, 그 방향과 반대로 흔들려 건물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합니다. 건물의 움직임을 최대 40%까지 줄여줄 수 있습니다.

[앵커]
올초 일본 노토 대지진때는 폭삭 가라앉은 건물이 많았거든요. 근데 대만은 건물들이 쓰러질 듯 기울어져 있더라고요?

[기자]
네, 사진으로 비교해봐도 건물의 파손 정도가 차이가 나죠. 하지만 기울어진 채 버티고 있는 대만의 건물 역시 내진설계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겁니다. 건물이 쓰러지기 전 사진을 보면 1층이 열려있는 구조인데요. 벽과 기둥이 적어 내진성이 떨어집니다.

한상환 /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상부층은 멀쩡한데 1층이나 2층 부위까지만 주저앉을 걸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연약층을 가지고 있는 건물의 정말 전형적인 피해고요. 내진 설계가 굉장히 잘 되어 있는 건물이라 그러면 그 정도까지는 피해가 안 났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앵커]
아, 그렇군요. 그걸 보고 내진 설계가 잘된거로 이해했는데, 현실은 다르군요. 우리나라는 내진설계 건물이 20% 정도 밖에 안된다는데, 지진 안전지대가 더이상 아니라는 점 명심하고, 대비해야겠군요. 김자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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