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따져보니] 최재형 감사원이 문제 삼은 규정은?

등록 2020.09.18 21:17

[앵커]
감사원이 청와대를 향해 이런 감사결과를 내놓고 발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한편으론 청와대와 각을 세워온 최재형 감사원장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청와대가 뭘 잘못했는지 억울해 하는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지금부터 따져 보겠습니다.

조정린 기자, 청와대도 당연히 감사를 받을텐데 이례적이란 건 왜 그렇습니까?

[기자]
물론 이전에도 청와대를 상대로 한 감사가 있었지만, 매우 드물었습니다. 대통령비서실을 대상으로 한 감사는 2016년 0건, 이듬해인 2017년엔 2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재형 원장이 취임한 2018년, 그리고 2019년엔 각각 8건과 7건으로 늘었죠. 그리고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대한 감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앵커]
뒤집어보면 그동안은 감사원이 당연히 해야할 일을 안했다는 뜻이기도 하군요? (그렇습니다.) 감사원 지적은 대통령 직속위원회의 비상근직에게 고정 월급을 준 게 잘못됐다는 거죠?

[기자] 
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경우 비상근직인 위원장에게 전문가 자문료를 월급처럼 고정 지급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송재호 전 위원장은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매달 400만원씩 총 5200만원을 받았습니다. 일자리위원회도, 자료 수집이나 현지조사 등을 했을 경우에만 국가업무 조력자 사례금을 받을 수 있게 돼있죠, 하지만 부위원장을 지낸 이용섭 현 광주시장은 월 600만원씩 총 5513만원, 이목희 전 부위원장은 1억4099만원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이들만 월급식으로 받았고, 현재는 그렇게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특혜 소지가 있는 겁니다.

[앵커]
앞에 언급한 세사람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어서 그런 대우를 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합리적인 지적입니까?

[기자] 
송재호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캠프의 자문기구 위원장을 맡았었고 지난 총선에서 제주갑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대선 캠프에서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았고, 이목희 전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캠프 기획본부장을 맡았었습니다.

[앵커]
대통령 입장에선 뭔가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 역할들을 했던 분들이군요. 청와대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비상임이지만 사실상 상근으로 업무를 수행했고 자문료 등을 선정하는게 쉽지 않아 부득이하게 월정액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규정 위반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를 또 따져 보기는 해야 할 텐데.. 어쨋던 최재형 감사원장과 여권의 불편한 관계를 언급하는 분들도 많더군요.

[기자]
최 원장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감사와 관련해 여권으로부터 수차례 사퇴 압박을 받았습니다. 최근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특혜 의혹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검찰과 권익위 마저 정권 눈치를 보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과 비교하면, 정권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직접 주의를 준 감사 결과가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은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제가 보기엔 감사원이 원칙대로 할 일을 한것 같습니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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