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쇼는 계속된다

등록 2021.02.08 21:50

수정 2021.02.08 21:54

화려한 뮤지컬 영화 '물랑 루즈'에는 사랑과 열정, 질투와 욕망이 뒤엉킵니다.

"그녀는 내 여자야. 쇼는 내 방식대로 결말이 날 거고…"

혼돈 속에서 극장주가 비장하게 노래합니다.

"쇼는 계속돼야 해…"

그룹 퀸의 프레드 머큐리도 마지막 남긴 노래에서 '나는 떠나도 쇼는 계속된다'고 외쳤습니다.

"쇼는 계속된다"는 말은 19세기 서커스 공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사고가 터지더라도 관객이 동요하지 않도록, 무대 지휘와 악단 연주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지요.

호텔업계와 다른 분야로 퍼지면서, 역경과 고난을 무릅쓰고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쓰이곤 합니다. 일종의 자기최면 같은 다짐이라고 할까요. 

"당연히 인사를 함에 있어 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됩니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윤석열 총장을 두 차례 만나 의견을 듣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인사 협의는 비공개가 관례지만 회동 사진까지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혹시나'가 '역시나'였습니다. 일요일의 기습 인사 발표도 이례적이지만 단 4명의 인사를 내기 위해 검찰총장 만나는 모습을 공개까지 한 이유가 뭐였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인사내용도 한번 보지요. 논란이 됐던 이성윤 서울 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고 그 다음 자리라고 할 수 있는 남부 지검장에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앉혔습니다. 이른바 '추미애 라인'의 핵심 검사장들에 대해 재신임의 도장을 찍어준 겁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이성윤 중앙지검장은 그동안 윤석열 총장과 건건이 대립하면서 수많은 논란을 불렀습니다. 조국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만들어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강욱 의원을 기소하라는 윤총장의 지시를 3번이나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총장은 그런 이 지검장이 '지휘 통솔력을 잃었다'는 의견을 전했다지만, 박 장관은 '윤석열 패싱'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윤 총장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지 직접 물어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습니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을 염려시키는 갈등은 다시는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새 법무장관의 첫 인사 행보를 보면 '추미애 시즌 투' 라는 말이 왜 시중에 오르내리는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2월 8일 앵커의 시선은 '쇼는 계속된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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