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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한국인 임상 93명' K백신 안전성은

비교임상 효과도 논란
  • 등록: 2021.08.12 21:10

  • 수정: 2021.08.12 21:14

[앵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우리 정부도 외국 백신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국산 백신 개발 총력전을 선언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국내 백신 확보를 목표로 서둘러 3상 임상을 승인했지만 시험방식등을 두고 논란이 있습니다. 정부 국내 백신 개발 계획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윤슬기 기자, 논란이 되는 게 뭡니까?

[기자]
정부는 지난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중인 백신 후보에 대해 국내 최초로 3상 임상시험을 승인했죠. 현재 논란은 크게 3가지인데요, 3990명이란 시험 대상자, 이 중 한국인이 93명으로 2.3%란 점, 그리고 전세계 2번째라는 '비교임상' 방식입니다.

[앵커]
시험 대상자 3990명과 한국인 비율 2.3% 두 수치가 모두 적다는게 논란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3990명은 모더나와 화이자 3상 대상자 3~4만명의 10% 수준입니다. 2.3% 또한, 한국인 비율을 10%로 권고한 식약처 자체 기준엔 못미칩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오늘 "10%는 경험적으로 권고된 수치일 뿐"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전세계 2번째라는 '비교임상'은 무엇이고 왜 논란이 되고 있습니까?

[기자]
통상 임상시험은 백신을 맞은 집단과 가짜 백신을 맞은 집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반면 비교임상은 가짜 백신이 아니라 기존 백신을 맞은 집단이 비교대상이 됩니다. 정부는 "시험을 위해 가짜 백신을 맞게 하는건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비교임상은 이런 문제가 없고 또 이미 검증된 백신과 비교한다는 점에서, 적은 규모로도 시험이 가능하다"고 했죠. 하지만 이 방식에 대해 우려가 매우 큰 것도 사실입니다.

최재욱 /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3만 명 갖고 해도 희귀한 부작용을 못 찾는데 3000명 갖고 얼마나 찾겠어요. 안전성 이슈는 검증이 많이 부족하다"

[앵커]
백신 개발을 서두르느라 일종의 편법을 승인해 준 셈이군요 그렇다면 이 백신의 1,2상 임상시험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식약처는 80명을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시험에선 효과가 나타났지만, 2상 결과는 아직 모른다고 했습니다. 2상을 완료해야 3상을 승인하는게 일반적으론 맞지만, 내년 초 상용화 목표에 따라 2상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3상 승인부터 먼저했다는 겁니다. 최종 결과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지만, 지금 단계에서만 보면 "바늘 귀에 실을 꿰지 않고 묶어서 바느질을 하는 셈"이죠.

[앵커]
새로 나오는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특히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 점에선 나은 점이 있습니까?

[기자]
기존 백신들이 변이에 잇따라 무력화되는 걸로 알려진 만큼, 새 백신이 변이를 막아야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왜 그런지 직접 들어보시죠.

김강립 / 식품의약품안전처장(지난 10일)
"최초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즉 '우한 바이러스'라고 저희가 이야기를 합니다만 이에 대한 백신입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 효과에 대한 검증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국산 백신 개발이 빨리되기만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지금까지 뭐하다 이제서야 호들갑을 떠는지 화도 좀 나고, 걱정되는 점도 적지 않군요 모쪼록 잘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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