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발언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서인지 윤석열 후보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입장을 표명하면서 수습에 나섰는데, 지금부터는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을 좀 분석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여당 서주민 반장이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서 반장, 윤 후보의 발언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선거에 미칠 영향으로만 보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선거 전략측면에서 보면 일단은 실점한 걸로 보입니다. 통합의 정치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선거는 냉정한 현실인만큼 상대 진영의 결집력은 약화시키고, 지지층 결속은 강화하는 게 필승 전략이겠죠. 여권은 당장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소환하며 이번 일을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삼을 태세여서 윤후보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앵커]
쉽게 얘기하면 정권 유지를 바라면서도 이재명 후보는 아니지 않느냐 판단을 유보해 오던 여권 지지자들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간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는데, 이재명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층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일종의 '여권 부동층'으로 볼 수 있는데, 이걸 어떻게 지지표로 바꿔놓을 것이냐는 질문에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이 했던 대답 들어보시죠.
우상호 (8일)
"문재인 대통령을 잘 지킬 수 있는 후보는 역시 이재명 후보밖에 없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어떤 형태로든 위해를 가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바로 다음날, 윤 후보의 인터뷰가 공개된 건데,, 여권에선 "거 봐라, 문 대통령 지키려면 싫더라도 이재명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논거를 제시해 준 겁니다.
[앵커]
오늘 문 대통령이 직접 윤 후보를 겨냥하면서 그동안 이 후보에게 반감을 갖고 있던 문 대통령 지지층을 설득할 명분이 생겼다, 이런 거군요.
[기자]
그렇죠. 물론, 인터뷰 전체를 보면 윤 후보가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습니다.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원칙과 시스템에 의한 수사가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고요. 하지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관여하진 않는다"는 말 자체가 모순되는 부분이 있죠. 윤 후보가 서둘러 정치보복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진화에 나선 것도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러나 한편으론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적폐청산이 과도했다는 논란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적폐청산' 혹은 '정치보복'이란 비판에 있어서 현 정부도 자유롭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변창훈 검사 등이 이른바 '적폐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문 대통령이 분노하고 나선 것이 이 정부는 되고 다음 정부는 안된다는 '내로남불' 지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윤석열 (어제)
"내가 한 건 정당한 적폐 처리고, 남이 하는 건 보복이고 그런 프레임은 맞지 않다"
[앵커]
막판 표심에는 어떻게 작용할 것 같습니까?
[기자]
여권 표심이 결집한다면 여당엔 큰 호재고, 야당엔 그만큼 악재가 되겠죠. 다만, 정권교체를 강력하게 원하는 보수층에서는 적폐 청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정권교체를 원하더라도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중도 보수층에도 있기 때문에 윤 후보가 그 부분을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듯합니다. 그리고 대통령과 야당 후보가 충돌하면 정작 여당 후보가 묻힐 수 있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로서도 꼭 득이 되는 건 아니다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앵커]
내일 TV토론이 있는데 이 역시 중요한 논쟁거리가 되겠군요.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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