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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역선택 논란'에도 '서울시장 방식' 주장…누가 유리?

  • 등록: 2022.02.13 18:59

  • 수정: 2022.02.13 20:58

[앵커]
대선 최대 변수로 꼽히던 야권 단일화가 일단 굴러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양측의 속내와 어떤 방식이 서로 유리한지, 정치부 박성제 기자와 분석해보겠습니다.

그제 저희 TV조선이 보도해드렸습니다만, 주말 사이에 결국 단일화 정국이 급물살을 타게 된 모습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그동안 공개적으론 단일화에 선을 그어오다가, 전격적으로 제안하게 된 배경이 뭔가요.

[기자]
오늘이 사실상 마지노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안 후보가 오늘 이런 말도 했는데, "아무리 완주한다고 그렇게 얘길 해도,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 한다" "그래서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서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맡기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가 보도한대로 지난주 후반부터 단일화 물밑 접촉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에서 큰 틀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된 걸로 보입니다.

[앵커]
시점도 그렇지만, 안 후보 상황도 끝까지 완주가 쉽지 않은 여건이긴 합니다.

[기자]
사실 오늘 단일화 제안은 3위 후보의 숙명적인 선택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지지율도 영향을 줬을텐데요. 지난주만 해도 10%를 넘나들던 지지율이 최근 다시 한자릿수로 돌아오고 있고요. 최근들어선 1위인 윤 후보와는 최대 5배 가량 차이가 난 조사도 있었습니다. 결국 완주도 쉽지 않고, 완주를 해도 정치적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후보 간 담판' 방식이 아니라,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이라는 조건이 달렸어요. 그것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방식'을 주장했는데, 일단 이게 어떤 방식입니까?

[기자]
예. 앞서 리포트에서도 잠깐 언급이 됐습니다만, 당시 여론조사로 '적합도'와 '경쟁력'을 절반씩 물은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단일화 승패를 결정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쟁력은 쉽게 말해 '선거의 파괴력'입니다. 결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인건데, 이 문항은 40% 지지율에 육박하는 윤석열 후보에게 비교적 유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적합성은 도덕성과 자질 능력 등을 포괄하는 질문으로, 배우자 등 각종 리스크를 겪은 윤 후보보다 안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는 문항입니다.

[앵커]
단일화도 그렇고 당내 경선도 그렇고 여론조사 방식이 나올 때마다 이른바 역선택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국민의힘에선 바로 그런 점을 지목하고 있어요.

[기자]
네, 야권에선 안 후보의 이런 움직임을 미리 파악한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윤 후보도 역선택에 따른 여론 왜곡 가능성이 크다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도 나오는데, 당초 국민의힘이 기대했던 안 후보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사실상 물밑 접촉도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옵니다.

[앵커]
실제 여론조사를 할 경우 어떻게 전망이 되나요. 지난 4~5일 TV조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 후보와의 격차가 안 후보와 단일화가 이뤄질 때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보다 더 높게 나온 사례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곧바로 경선을 치렀다간 윤 후보가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안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경선을 국민의힘이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앵커]
안 후보 입장에서도 국민의힘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란 예상을 충분히 할텐데, 제안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안 후보가 '이제부터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자'는 신호탄을 쏘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에 비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 점도 영향을 준 걸로 보입니다. 또 안 후보 입장에선 자신의 지지그룹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다소 강경한 수준의 여론조사 경선 입장을 보인 측면도 있어보인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앵커]
윤석열 후보가 오늘 안 후보에게 전화를 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네, 좀전에 공지가 됐는데,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김미경 교수에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고 합니다. 뭔가 다른 얘기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국민의당 측은 정치적 이야기는 오간 게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어찌됐든 일단 단일화 카드가 던져진 상태니, 내일부터 또 어떤 상황으로 흘러갈지 좀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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