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2022전체

윤석열, 단일화 협상 전말 전격 공개…이유는?

  • 등록: 2022.02.27 19:03

  • 수정: 2022.02.27 20:26

[앵커]
오늘로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어려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정치부 황선영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황 기자, 오늘 기자회견 보니까, 단일화 협상이 그동안 꽤 밀도 있게 진행됐던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게 국민의힘이 공개한 협상일지입니다. 지난 2월 7일부터 시작해 특히 이번 주말 논의 상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는데요. 바로 어제 국민의당 이태규 본부장이 장제원 의원에게 실무회동을 제안해 오후에 만나게 됐다는 내용이고, 오늘 새벽 4시에는 협상 최종안까지 만들었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제 저녁 9시에는 이태규 본부장이 안 후보가 완주 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 명분을 추가적으로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윤 후보가 뭐가 필요한 지 묻기 위해서 안 후보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자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 자택을 방문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앵커]
윤 후보가 안 후보를 직접 찾아가서 정중하게 요청하는 모양새를 만들겠다는 의도였군요?

[기자]
그렇죠. 하지만 안 후보는 자택에 가지 않고 바로 목포로 이동했고요, 그 뒤 이태규 선대본부장은 윤 후보가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서 안 후보에게 만남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장제원-이태규 두 사람이 합의한 내용을 추인하기 위한 만남을 기다리던 중 오전 9시쯤 돌연 안 후보가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는 게 윤 후보 측 설명입니다.

[앵커]
왜 협상을 결렬시킨 건지 이태규 본부장도 모른다고 했다는 주장도 있었죠. 그동안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자신의 제안에 반응하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비판했었는데, 실제로는 아니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측에서는 이게 전권을 위임받은 협상이 아니라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 수준의 만남이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국민의힘에서는 협상과정에서 최종 합의안까지 나왔다고 했잖아요? 합의 내용이 뭔진 파악이 됐나요?

[기자]
네,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협상안에는 인수위 단계부터 안철수 후보와 협의해 구성하고, 정부 운영도 공동정부 성격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안 후보가 5년 뒤 대권도전을 생각하고 있는만큼 국민의힘에서는 합당을 전제로 당내에서 안 후보의 입지를 키우는데 도움을 달라는 요청까지 있었고, 이를 수용하겠다는 윤 후보의 답변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민의힘쪽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번 뿐 아니라,, 매번 물밑 협상 과정에선 얘기가 잘 되다가 안 후보에게 보고된 이후 뭔가 틀어지는 양상이 반복되는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뭘까요?

[기자]
몇 가지 해석이 나오는데요. 우선, 안 후보 본인과 실무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소 엇갈리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의원들이나 실무진 입장에선 대선 이후 당의 존립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단일화 협상이 더 절박했을 수 있겠죠. 여기에다 안 후보 부인 김미경 씨의 뜻도 협상 결렬의 중요한 배경이라는 분석이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오늘을 기점으로 이제 단일화가 좀 어려워졌는데, 윤 후보가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그간의 협상 내용을 공개한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기자]
윤 후보는 오늘 그간 단일화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후보
"제가 이것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단일화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후보 단일화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안 후보가 연락을 받지 않아서 안 후보 자택을 방안도 고려했지만, 안 후보 측에서 일방적인 방문은 단일화 파국이라고 했기 때문에 못 갔다고 해명했습니다. 반면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자신의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에 답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선후보
"이미 거의 열흘 정도 전에 제안을 했고 거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시를 당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선후보(지난20일)
"제 제안을 받은 윤석열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정권 교체를 바라는 층에선 윤 후보가 단일화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나왔고 안 후보의 결렬 선언 이후 지지율도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윤 후보로선, 협상 전말을 모두 공개해 자신은 절실하게 단일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동시에 안 후보가 일방적으로 협상을 깼다는 점도 알려서 일방적인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오는 이야깁니다.

[앵커]
이제 남은 열흘 동안은 단일화 이슈가 잠잠해지겠군요. 4명이 진검 승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저도 궁금합니다. 황선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