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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설명서 서반장 vs 김반장] 단일화도 '내로남불' & 수치에 안 잡히는 단일화 효과

  • 등록: 2022.03.04 21:39

  • 수정: 2022.03.04 21:52

[앵커]
대선 정국의 깊숙한 뒷얘기를 들어보는 대선설명서 서반장, 김반장 시간입니다. 그동안 두 반장이 전해준 대선 관련 뒷얘기가 흥미진진했는데 사전투표가 시작된 만큼 대선설명서는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여당 서주민 반장이 준비한 설명서부터 보지요?

[서반장]
제가 준비한 마지막 설명서는 단일화도 '내로남불' 입니다.

[앵커]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 또, 이런 거군요.

[서반장]
내가 하면 '통합' 남이 하면 '야합'이란 뜻입니다.

[앵커]
지금 여당에서는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비판하는데 하루전에 이뤄진 이재명 김동연 단일화는 뭐가 다른 거지요?

[서반장]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먼저 국민적 동의와 평가입니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공개적으로 1대1토론, 회동을 해오면서 국민들의 동의와 평가를 받았다는 겁니다.

[김반장]
윤석열, 안철수 후보도 물밑 소통과 심야회동을 통해서 생각을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여권 합의만 국민 동의를 얻었다고 하는 건 좀 억지 아닌가요?

[서반장]
적어도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진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안철수 후보는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윤 후보를 찍으면 손가락을 자르고 싶을 거라고까지 했었죠. 민주당에선 그래서 '단일화'가 아니라 '단지화'라고 비난하고 있고요. 두 후보가 지루한 '치킨게임'을 벌인 것도 피로감을 키웠습니다.

[앵커]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는 투표 결과를 보면 드러날텐데, 또 다른 이유는 없나요?

[서반장]
그 이유를 설명 하기 전에 먼저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동연 전 후보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김동연
"이재명 후보 간에 그 공동선언은 가치의 공유입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보고서는 이익의 공유 내지는 권력의 분점."

[서반장]
자신 쪽은 가치를 함께 하는 연대여서 다르다는 건데, 김 전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향해 경제 철학이 없다고 한 부분을 들어보시면 고개가 갸웃하실 겁니다.

김동연 (11월)
"첫째는 철학부재, 둘째는 투표에서 표를 의식한 선심성, 약에다가 설탕을 살짝 입힌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죠. 그래서 걱정됩니다."

김 전 후보는 현 정부 초대 경제 부총리인데도 얼마 전에는 문재인 청와대를 비판하기도 했었죠. 결국 현 집권세력과 무슨 가치를 공유하길래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건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이제 두 사람 모두 전 후보가 됐습니다만 안철수, 김동연 두 후보가 가장 크게 내세운게 이른바 제3지대론이었데 결과적으로 포기하고 거대 양당 울타리 속으로 들어간건 마찬가지 아닙니까?

[서반장]
안 후보는 선거 뒤 합당을 약속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만, 사실상 그렇죠. 김 전 후보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의미있는 가치를 추구했지만 지지율이라는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김반장]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향해 또 내로남불이냐고 비판하는 이유겠죠.

[서반장]
하지만 국민의힘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동연 전 후보를 향해 '새로운 물결'이 아니라 '더러운 물결'이라고 했었으니까, 양쪽 다 할 말은 없어보입니다.


[앵커]
김정우 반장이 준비한 야당 설명서도 단일화 관련 설명서군요.

[김반장]
타이틀 '수치에 안잡히는 단일화 효과'입니다. 조금전 리포트에서 안철수 지지층이 단일화 이후 어떻게 움직일 지는 따져봤는데, 단순한 수치말고 큰 흐름에서 좀 분석해 보겠습니다.

[서반장]
아무래도 현재 구도가 윤석열 후보의 박빙우세라는 건 여야 모두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 효과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을 듯해요.

[김반장]
네,단일화 문제는 일반 선거공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표심과 연결이 됩니다. 일단 기존의 안 후보 지지층은 이재명도 싫고 윤석열도 싫다는 생각이 강할 겁니다. 안 후보의 당선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지지했기 때문에 명분과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사퇴의 명분으로 내건 만큼 윤 후보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의견 아닙니까?

[김반장]
맞습니다. 다만 안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건 안 후보가 좋다기 보다 덜 싫다는 해석과도 연결되는 부분이죠. 그래서 안 후보가 내건 사퇴의 명분에 이들이 전적으로 동의할 지가 불투명 한 겁니다. 다만 안 후보 지지층 중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답변이 이렇게 훨씬 많기 때문에 그 명분에 따라갈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봐야겠습니다.

[서반장]
안 후보도 사퇴회견 때 고개 들면 진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었는데, 여당에서는 단일화 이후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역결집 현상이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는 도움이 얼마나 될까요?

[김반장]
선거는 '바람'을 타는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죠. "조직보다 바람, 바람보다 구도"란 말도 있는데요. 일단 단일화로 정권교체의 명분에는 탄력이 더 붙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당도 아까 서반장 이야기 한 것처럼 단일화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하고 견제하는 거겠죠. 반면 야당은 '윤석열 대세론'에다 '긴장 안 하면 죽는다'는 결집력까지 더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하긴 안 후보 지지층을 보면 성격을 뭐라 규정하기 어려운 복잡한 패턴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수치 이동보다는 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겠어요.

[김반장]
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분포를 보면, 우선 인물 자체를 좋아하는 그룹이 있고요, 호남에 저변을 둔 민주당 정통 지지층, 그리고 중도 보수층에서 윤석열로 이어지지 않은 그룹이 모여 있습니다. 이들 각 그룹이 어떤 식으로든 이동을 할텐데, 그걸 1%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양쪽이 이렇게 서로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겁니다.

[앵커]
그런 분석들의 결과는 개표 이후에 확인이 되겠군요. 지난 100여일 동안 대선 정국을 분석하느라 서주민 김정우 두 반장,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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