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당시 국방부가 처음에는 "북한의 만행" 이라며 강력한 규탄 성명을 냈다가 이틀 만에 슬그머니 말을 바꾼 것도 다 기억하실 겁니다. 왜 그랬을까,, 참 이상했지요. 그 의문도 2년 만에 어렴풋이나마 풀려가는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윤동빈 기자의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해 공무원 피살 이틀 후 국방부는 '북한이 만행을 저질렀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영호 / 전 합참 작전본부장 (2020년 9월 24일)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북한이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총격은 있었지만, 시신을 태우진 않았고, 부유물을 태웠다'고 주장하자, 국방부는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가해자 측인 북한과의 '공동 조사 필요성'까지 거론하면서 스스로 발표한 내용을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문홍식 / 국방부 부대변인 (2020년 9월 28일)
"(우리 군이) 발표했고 설명드렸던 내용은 직접 목격한 사항들이 아니었습니다."
군이 입장을 돌연 바꾼 건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강한 압력 때문이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TV조선에 "당시 북한 통지문을 받은 청와대 안보실이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게 '정보가 부정확한데 만행 같은 표현은 너무 나간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북한이 민감해 할 만한 사안이 생길 경우 합참 정보, 작전본부 보고서를 국방부가 안보실에 올려 최종 결론을 받는 구조였다"며 "당시 청와대가 사실상 입장 변경을 지시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을 의식한 청와대의 질책 때문인지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사과까지 했습니다.
서욱 / 전 국방부 장관 (2020년 10월 23일)
"(군이) 너무 단도직입적인, 단언적인 표현을 해서 국민들께 심려를 좀 끼쳐 드렸는데…."
당시 야당은 "대한민국의 국제 공신력이 추락한 촌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TV조선 윤동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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