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자지구는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곳입니다. 그만큼 위험한 곳이라는 뜻이긴 합니다만 이번 사태는 좀 느닷없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 시점에 하마스가 왜 사실상의 전면전에 나섰는지 그 이유를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가자지구, 모르는 분은 없을 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는 비교적 온건파인 정부(PA)가 통치하는 서안지구와 무장세력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 두 곳입니다. 이스라엘이 건국된 1947년 이후 분쟁은 끊임이 없었지만, 1996년 강경파인 네타냐후 총리가 취임하고 2007년 하마스가 집권하면서 피의 보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2차 대전 이후 이스라엘이 건국을 하자 기존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자치 지구를 두 곳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라는 거지요. 고립이 불가피한 구조군요?
[기자]
네, 가자지구는 세종시만한 면적(360㎢)에 인구 230만 명이 넘는 밀집 지역인데요. 이스라엘이 둘레에 이런 분리장벽을 세우면서 '지상 최대 지붕 없는 감옥' 이라고도 불립니다. 생필품은 물론 전력 공급도 통제돼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에 갈등이 많았습니까?
[기자]
네, 2014년에는 양측 소년들이 잇따라 살해 당하며 50일 전쟁을 치렀고, 2021년에도 알 아크사 사원을 두고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말 재집권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작전명이 '알 아크사 홍수' 인데요. 알 아크사는 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3대 성지이자, 유대교 성지기도 합니다. 지난 4월엔 경찰이 사원을 찾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체포하면서 폭력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런 탄압이 쌓이고 쌓였다는 게 하마스가 내세운 표면적인 명분입니다.
[앵커]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할 건 없는데 하마스가 총공세에 나선 진짜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기자]
네, 단순한 보복만은 아니라는 건데요. 바로 최근 조성된 중동의 평화 분위기입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0년 이슬람권 국가인 바레인, 모로코 아랍에미리트와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관계를 정상화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개선에 나섰는데요. 이 과정에서 입지가 좁아진 하마스가 제동을 걸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화해가 못마땅한 이란의 배후설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장지향 /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하마스는 또다시 자신들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분위기였거든요. 안정과 데탕트, 평화 시대로 가는 것이 자신들에게는 큰 위기이기 때문에 지금 타이밍을 굳이 말하자면 그런 분위기를 막고 싶었던 거겠죠."
[앵커]
초기 대응에서 구멍을 보여주긴 했지만 군사력, 경제력 측면에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상대가 안될텐데요? 전쟁이 얼마나 갈까요?
[기자]
관건은 대리전 양상으로 확전하느냐 마느냐인데요. 개혁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나 국제 제재를 받는 이란이 나서긴 어려울 거라는 게 전문가들 관측입니다. 다만 이스라엘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기엔 민간인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성일광 / 고려대학교 중동·이슬람센터 교수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죽이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다만 아주 스마트하게 고도로 정밀화된 작전 자체가 이제 놀라운 것이죠. 하마스는 승산이 없어도 계속 합니다. 왜냐하면 존재 이유 자체가 무장 투쟁이에요."
[앵커]
하마스가 여러 명의 인질을 잡아간 게 상당히 변수가 될 듯하고 또 걱정이군요. 더 이상 민간인 피해가 없길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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