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중대본부장·차장 모두 '대행'…정치권이 만든 '비정상 공백'

등록 2024.12.30 22:00

수정 2024.12.30 22:09

[앵커]
여야 정치권이 모처럼 한 목소리로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해달라며 정부에 주문했지만,, 정작 사고를 수습해야 할 정부 기관장들 상당수가 공석인 상태라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할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정치부 김하림 기자와 이 문제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최상목 권한대행이 대통령과 총리, 경제부총리에 이어 이번 사고로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장까지 1인 4역을 하는 상황이 됐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 훈령상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중대본부장은 국무총리가, 차장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도록 돼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한덕수 총리는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되고, 행안부 장관도 공석이죠. 경제 수장을 맡아왔던 최상목 대행이 경험하지 못했던 재난대응 총괄 역할을 맡게 된 겁니다.

[앵커]
거기에 사고원인 조사와 수습 지원 역할을 맡는 경찰과 군 수뇌부도 공석이잖아요.

[기자]
네, 조지호 경찰청장은 내란 가담으로 구속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 대행이 대신하고 있고, 국방부도 차관이 대행을 맡고 있죠. 여기에 무안공항을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지난 4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8개월째 공석입니다.

[앵커]
어쨌든 현재로선 최상목 대행이 사고 수습을 잘 할 수 있게 뒷받침해줘야 할 것 같은데,, 원래 자리인 경제 수장으로서의 역할엔 문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사실 그 부분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 대행이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게 되면서, 오늘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과 머리를 맞대는 거시경제금융현안회의 이른바 'F4회의'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재부 차관이 대신 참석했고, 회의 주재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신 했습니다. 매일 아침 금융경제 수장들이 모여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불안정한 금융 상황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로,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를 줄여왔단 평가를 받았는데 이에 대한 차질도 불가피해보입니다. 또 최 대행이 진두지휘하던 대외관계장관 간담회와 미국 트럼프체제에 대비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등도 잇따라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국정 안정보단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공세를 이어온 정치권이 앞서 보셨지만, 사고 현장에서 신속한 수습을 정부에 주문하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기자]
여야 정치권은 무안공항 합동분향소와 유가족 대기실을 찾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고개숙여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모두 눈물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유족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여야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당분간 정쟁을 중단하자고 입을 모았지만, 최상목 권한대행이 내일 쌍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휴전 상황이 그리 오래가진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그동안 여야가 정부를 압박하기만 했는데, 단 며칠만이라도 사고 수습에 초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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