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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앙지 마을 추석 맞이…"지진 또 날까 오지 말라고 했지"

  • 등록: 2016.09.14 20:06

[앵커]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는 전국을 놀라게 한 지진이 시작된 곳입니다. 추석을 맞아 이 마을에도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였는데 곳곳에 새겨진 지진 상처에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경주 시내 상가와 인근 리조트는 손님이 뚝 끊겼습니다.

하동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 앞 마당이 자동차들로 가득 찼고, 주방은 제사음식을 준비하느라 연신 분주합니다. 외지에 있던 자녀들이 하나둘 도착하면서 91살 김필순 할머니 댁은 이야기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하지만 지진으로 집안 곳곳에 균열이 생기면서 고향을 찾은 자녀들은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한진관 / 김 할머니 셋째 아들
"(진앙지가) 내남 부지리고, 저기 위에 화곡 저수지가 있으니까 (무너질까봐) 걱정이 되고..."

홀로 계신 시어머니를 두고 한달음에 달려 오지 못한 게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이태순 / 김 할머니 첫째 며느리
"(당시에) 쫓아올라가야되나 싶었는데, 괜찮다는 소리 듣고 하니까 다행입니다, 마음이 놓이지."

행여 또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까, 자녀들의 귀향을 막은 노모는 그래도 허전한 모습입니다.

이우순 / 경주 내남면 부지리
"지진이 이렇게 나는데, 아직 끝이 아니라고 하는데 혹시나 오면 다칠까 오지말라고 했지."

매년 관광객들로 넘쳐 나던 보문 단지는 적막감마저 돕니다.

이주훈 / 숙박업소 업주
"계속 여진도 있고 하니까 지진 다음날 오실 손님이 못 오겠다고 취소하고..."

백승도 / 보문단지 상인
"(명절 전)보통 가족들끼리 일찍 오는 사람들은 한번 시내에 들러보고 하는데 확 줄었죠."

한가위 연휴가 시작됐지만 경주는 지진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TV조선 하동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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