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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美·中 '백신 패권' 다툼…코로나 종식에 영향은?

  • 등록: 2021.05.06 21:17

  • 수정: 2021.05.07 00:52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미국이 백신 제조 방법을 내놓겠다고 선언했지만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지금으로선 우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치를 단행한 배경에는 백신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있어서 맞는 말인지 따져보겠습니다.

윤슬기 기자, 미중 간에 백신 패권 다툼이란 말이 나오는데, 실제로 중국의 백신 기술이 미국의 상대가 됩니까?

[기자]
우리는 미국이나 유럽산 백신만 생각하지만, 중국 백신도 의외로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백신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많이 쓰는데요, 90개국 정도가 중국 백신을 도입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미국 백신은 캐나다, 유럽, 일본, 우리나라처럼 동맹국들이 주로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백신을 둘러싸고 전 세계가 두 진영으로 다시 나눠지면서 미중 두 나라의 패권 다툼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3월 "중국의 백신 외교를 건강의 정치화"란 취지로 비판했고 중국도 이에 맞서고 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후시진 / 환구시보 편집인
"미국 백신은 설사 안전하다고 쳐도,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이 우선적으로 접종합니다." 

[앵커]  
그런데 인도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면서 미국이 백신 기술을 풀자 이런 결단을 내렸다는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코로나가 창궐해, 생지옥이란 말까지 나올 지경이죠. 미국이 인도에 2천만명 분량의 백신 지원에 나서자 중국도 이에 질세라 인접국인 아프간니스탄, 네팔 등 5개국에게 "중국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서남아시아 일대에서 미중 두 나라가 백신 패권 전쟁에 나선 셈이죠.

[앵커]  
어쨌든 이런 경쟁이 백신 없는 나라들에게는 좋은 소식 아닐까요?

[기자]
그래서 미중의 정치적인 속사정을 떠나,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최근 전세계에서 계약이 완료된 백신 86억회 분의 69%를 선진국이 가져갔는데요, 미중 백신 경쟁이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거란 기대가 있습니다.

정재훈 /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코로나 종식은 전세계 모든 사람이 다 접종해야 되는데 개발도상국 접종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만한.." 

[앵커]  
그런데 또 한편으론 두 나라가 이렇게 경쟁을 하면 한쪽으로 분명히 서지 않는 나라는 피해를 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백신이냐 중국 백신이냐를 놓고 세계가 일종의 편가르기를 한다는 시각에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옵니다. 쉽게 말해, 내 편만 돕고 남의 편은 안 도울 가능성이 커져, 코로나 종식이 더 멀어질 수 있다는 거죠.

신범철 /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백신을 무기화해 우호국에게 제공하려는 노력이 더 강화될 경우 전세계적인 백신 공급 지연 가능성이 커 코로나 종식에 부정적 영향..."

[앵커]  
어쩌면 백신 문제가 우리 나라같은 경우는 안보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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