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설명서 서반장 vs 김반장] 이재명의 '예언 적중' & 野 단일화 시한
[앵커]
대선 정국의 깊숙한 뒷얘기를 들어보는 '대선설명서 서반장, 김반장' 시간입니다. 먼저 여당 서주민 반장 오늘은 어떤 설명서입니까?
[서반장]
제가 준비한 건 "이재명의 '예언 적중'"입니다.
[앵커]
무슨 예언을 말하는 건가요?
[서반장]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한참 빠졌던 지난달 말 이재명 후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골든크로스보다는 데드크로스일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얼마든지 복구될 수 있다" 아직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이 후보 이런 예언이 들어맞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앵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몸을 낮추면서 겸손하게 한 예언인데, 아직은 윤 후보 지지율이 추세적으로 반등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할 수 있겠죠.
[김반장]
그동안 야당의 자중지란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었는데, 젊은층 지지율이 움직이면서 여당에서도 긴장하고 있겠어요.
[서반장]
그렇습니다. 특히 '이대남', 즉 '20대 남성' 지지율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앵커]
유독 20대 남성 표심을 주목하는 이유가 뭔가요?
[서반장]
지난해 11월 여론조사와 지난 9일 실시한 여론조사 보시죠. 윤 후보 지지율이 두 달 동안 12%p가 빠졌는데,, 처음부터 상대적으로 낮았던 20대 여성 지지율은 변화가 적은데 반해, 20대 남성의 경우 무려 27.3%p가 빠져서 모든 성별, 연령층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 사이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가장 많이 오른 층이 바로 20대 남성이란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안철수후보에게로 갔던 20대 남성들이 윤후보에게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런 분석인거지요?
[서반장]
그렇습니다. 김 반장, 최근 윤 후보 행보 중에 가장 이슈가 됐던 게 뭐가 있었죠?
[김반장]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 공약, 멸공 챌린지가 가장 논란이었죠.
[서반장]
네, 거기에 병사 월급 200만원도 있죠. 정치적으로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젠더 문제, 반중 정서,, 모두 2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 겁니다. 특히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올린 날은 이재명 후보가 페미니즘 성향으로 평가받는 닷페이스 출연으로 논란이 됐던 지난 7일이었습니다.
[김반장]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하면서 젊은층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국힘 내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서반장]
민주당은 구체적인 설명없이 던진 무례한 공약, 젠더 갈라치기라고 맹비난했지만, 정작 이 후보는 직접 비판을 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의 한 선거 전략가는 "이슈에 따라 지지 변화가 빠른 20대 남성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대남 표심을 잡겠다, 이런 구상에서 비판을 자제했을 수도 있겠군요. 민주당의 전략은 어떤 겁니까?
[서반장]
그게 고민입니다. 이 후보가 그동안 실행해온 선거전략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중도 확장을 위한 '정책적 우클릭', 비호감 극복을 위한 '절제된 언행',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넘기 위한 '낮은 자세'. 전략적으로 맞는 방향이고, 그래서 각종 논란에도 지지율 하락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측면이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뭘 더 어떻게 해야하는지 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외부 변수에 주목할 수밖에 없고, 대표적인 게 바로 야권 단일화 여부입니다.
[앵커]
그 이야기는 김정우 반장이 준비했죠.
[김반장]
제가 준비한 설명서는 '단일화 시한'입니다.
[앵커]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 모두 아직은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는데, 단일화를 한다면 시한이 있겠죠. 언제로 보면 되는 겁니까.
[김반장]
과거 대선에서의 단일화 시한을 찾아봤습니다. 먼저 사진 한 장 보겠는데요, 서 반장, 이 사진 기억하십니까.
[서반장]
노무현, 정몽준, 그리고 러브샷. 2002년 대선 때 단일화하는 그 장면 아닌가요.
[김반장]
네, 정확히 말하면, 2002년 11월 15일밤 '단일화 방식에 합의'한 뒤 마신 소주 러브샷입니다. 한국 대선 정치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를 해서 크게 앞서던 상대를 꺾은 사례였죠.
[앵커]
벌써 20년이 흘렀는데, 저도 기억이 납니다만, 쉽지 않아 보였던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됐어요.
[김반장]
보다 정확한 타임라인을 보면, 45일 전(11월 4일) 단일화 추진 합의, 34일 전(11월 15일) 아까 그 러브샷 마시면서 단일화 방식 합의, 그리고 27일 전(11월 22일) 여론조사 방식을 확정했고요, 노무현 후보 최종 확정은 D-24일(11월 25일)에 이뤄졌습니다.
[서반장]
그러다 대선 하루 전에 정몽준 후보가 지지철회를 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진 못했던 기억도 나네요.
[김반장]
네, 1997년 대선 때는 김대중-김종필 두 후보가 대선 45일 전인 11월3일에 DJP 연합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앵커]
2012년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때는 어땠습니까.
[김반장]
네, 그것도 시점만 보면 대선 43일 전(11월 6일)에 합의가 됐고, 불과 20일을 못 넘기고 D-26일(11월 23일)에 안철수 후보가 중도사퇴를 하게 됩니다.
[앵커]
그럼 세 가지 사례에서 시기상 공통점이 나오나요.
[김반장]
아무리 늦어도 대선 전 40~45일 사이에 단일화 자체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최종 성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뒤 1~2주 정도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협의하고, 3주간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2월 15일)되기 직전에 후보선출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겁니다.
[서반장]
그 시간표를 이번 대선에 적용해보면 날짜 계산이 나오겠군요.
[김반장]
1월 23~28일(D-45~40), 설 연휴(1월 29일~2월 2일) 직전까지는 단일화 자체에 대한 합의가 나와야 합니다. 지금부터 2주 정도 남은 거죠. 보시다시피 명절 이후 일주일이 지나면 2월 14일까지 후보 등록을 하게 되고요. 후보 등록 마감 13일 뒤(2월 27일)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앵커]
결과적으로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거군요.
[김반장]
그건데도 지금 양쪽 모두 단일화에 거리를 두는 발언들을 하고 있죠. 그것도 일종의 전략인데, 만약 한쪽이 크게 앞선다면 자신있게 밀어붙이겠지만, 혼전 양상이면 먼저 단일화 얘길 꺼내는 쪽이 불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상승세를 굳힐 때까지 기다리려고 할테도, 국민의당은 2~3위가 바뀌는 '실버크로스'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려고 할 겁니다.
[서반장]
그런데 막상 합의를 해도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단일화 과정을 보면 이번에도 룰협상 과정에서 죽자살자 싸울텐데, 쉽게 합의가 가능할까요?
[김반장]
네 '질문'이 운명을 가르죠. 당시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때도 '적합도'를 묻느냐 '경쟁력'를 묻느냐, 민주당 지지자를 넣느냐 빼느냐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각했었죠. 그때는 서로 '양보한다'면서 혼용된 방식을 택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단일화를 한다고 할 경우 가장 관심이 가는 지점입니다.
[앵커]
단일화 문제는 워낙 변수가 많으니까 어떤식으로 진행이 될 지 지금 예측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두 반장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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