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엿새째인데요. 수도 키예프만 놓고 보면, 30km 주변에 빙 둘러 러시아 군이 포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군은 1차 회담을 전후로 한 시점에, 잠시 총을 내려놓고, 탄약과 식량 등 보급 문제 해결에 집중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한편으로 푸틴 대통령은, 핵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죠. 왜 핵무기까지 언급을 했을까요. 국제부 이유진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침공 엿새째인데, 푸틴의 예상과 달리 전황이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목요일 동남북 3면으로 침공할 때까지만 해도 수도 키예프가 곧 함락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정규군 90만 대 20만, 전차 1만2천 대 2500, 전투기 1500 대 100.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력은 비교 자체가 안 됩니다. 그런데 아직 도시 하나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앵커]
원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생각보다 강합니다. 시민들이 똘똘 뭉쳐 있고, 미국과 유럽연합, 또 유럽 국가들이 개별적으로도 무기를 보내주는 등 서방의 지원도 많아 사기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 군은 회담 기간에 보급로를 정비하는 등 물자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 군이 전술적 실수와 군사적 결점을 노출했다고 전했고, 가디언은 "푸틴이 이미 전쟁에서 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푸틴으로선 여기에 서방의 경제제재까지 받게 되면서, 핵 카드를 꺼낸 거군요.
[기자]
네. 서방이 러시아를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푸틴 개인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자, 푸틴이 핵 카드를 들고나온 걸로 보입니다. 푸틴은 핵 억지력 부대에 특별 전투임무를 지시했다고 밝혔고, 러시아 국방부도 "핵전력 강화태세에 돌입한다"고 했습니다.
[앵커]
러시아 실제로 핵무기 얼마나 가지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각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모두 1만 3000여 개로 파악되는데요. 러시아와 미국에 각각 6257개, 5550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핵탄두의 90% 이상이 미국과 러시아에 있습니다. 미국도 그렇지만 러시아도, ICBM과 전략폭격기용 등 다양하게 핵탄두 미사일을 개발해왔습니다. 중국, 프랑스, 영국, 인도, 이스라엘도 핵보유국 명단에 있습니다.
[앵커]
가장 걱정되는건 역시 푸틴이 실제로 핵 버튼을 누르는 것 아닐까 일텐데요.
[기자]
국제사회는 가능성이 아직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핵 공격을 하면, 상대국에도 핵탄두로 보복하는 '상호확증파괴(MAD)'를 핵 전략으로 택했습니다. 결국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래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핵 전쟁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푸틴이 자국 군대에 실망해 내부 인사들을 맹비난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고요. 지금 코로나에 걸려 외부와 단절돼 있고, 격리된 푸틴의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 이런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즉흥적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건데요. BBC는 절대로 하지 않을 걸로 예상했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제 일어났다며, 참모 중에 "푸틴에 맞설 준비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앵커]
이유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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