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의 핵 위협 수위가 높아지면서, 우리도 미군이 가진 전술핵을 다시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주장인지 따져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핵무기하면 보통 핵 폭탄을 생각하는데 전술핵은 뭐가 다른 겁니까?
[기자]
전략핵과 비교해서 쓰이는데요. 차이는 파괴력과 범위입니다. 전략핵은 도시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파괴력이 큰 핵무기고, 전술핵은 목표물만 노리는 정밀타격용으로, 국지전에서 주로 씁니다.
[앵커]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핵배낭을 생각하면 되겠군요. 그런데 '재배치'라는 표현을 쓰는 걸보면 과거엔 우리나라에도 이 전술핵이 있었던 모양이지요?
[기자]
우리나라가 보유한 건 아니고요, 주한미군이 1958년에 처음 도입해서 한 때 950기 정도 배치돼 있었습니다. 70년대 중반부터 점차 줄어들다가 냉전해체를 계기로 1991년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지금은 단 한 개도 없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이 사실상의 핵 보유국이 된 만큼 우리는 미국의 전술핵이라도 다시 들여와야 한다, 이런 주장이군요.
맞습니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이런 핵배낭을 공개하고, 거기에 넣을 소형 핵탄두를 과시한 게 벌써 6~7년 전입니다. 그 사이 북한은 핵무기 개발하는 단계를 넘어 실전 배치해 훈련하고 있고, 선제타격할 수 있단 점도 법령에 넣었습니다. 북한의 행동을 막을 카드가 별로 없다보니, 이제 전술핵을 배치하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도 관련해서 언급을 하긴 했지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조야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는데요. 명확하게 선을 그어 왔던 그간 입장과는 달라졌단 해석이 나옵니다. 여당에서는 "9·19 군사합의는 물론이고 한반도 비핵화 선언도 파기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앵커]
만약에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됩니까?
[기자]
예전처럼 전술핵을 주한미군에 재배치하는 방안이 있고요. 평소 주한미군이 전술핵을 관리하다 유사시엔 한국 전투기에 실어 투하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유럽 나토국가들이 이런 식으로 해서 '나토식 핵공유'라고 부릅니다. 두 경우 모두 쏠지 말지는 미 대통령이 결정하지만, 핵우산보다는 확실한 대응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나 현실적으론 반대가 만만치 않지요?
[기자]
네, 전술핵 재배치를 하려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파기할 수밖에 없는데요, 당장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할 거고, 핵전쟁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미국도 섣불리 추진하기 힘듭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결국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공식 파기하는 것이고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이 '핵 대 핵'의 대결 국면으로 가는, 즉 북한의 핵을 공식으로 용인하는 게 되기 때문에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는 양날의 칼이다…."
[앵커]
우리의 의지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론 미국 정부의 생각이 더 중요할텐데 입장이 나온게 있습니까?
[기자]
명확하게 밝히진 않고 있습니다. 어제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 백악관 관계자는 "그건 한국 정부가 답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핵무기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기 때문에 쉬운 문제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북한 핵 위협의 수준이 달라졌다는 현실은 직시할 필요가 있겠지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