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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무인기 1대 넘어오자…軍, '송골매' 2대 MDL 이북 5㎞까지 진출

  • 등록: 2022.12.26 21:51

  • 수정: 2022.12.26 22:10

영상 설명 : 국방부가 2014년 4월 공개한 무인정찰기 RQ-101 '송골매'의 시험비행 모습. /TV조선


북한 무인기가 서울과 경기도 상공에 침투하자 우리 군이 무인 정찰기 RQ-101 '송골매' 2대를 군사분계선(MDL) 이북으로 투입해 정찰 작전을 펼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안보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날 TV조선에 "당초 유·무인 정찰기를 MDL 근처까지 보내 대응했지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어 무인 정찰기 '송골매' 1대는 서쪽 내륙지역, 다른 1대는 동쪽 해안을 따라 MDL 이북 5km 지점까지 진출해 정찰한 뒤 복귀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용기가 MDL을 넘어 북한 상공으로 직접 침투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극히 이례적인 대응이다.

안보당국에 따르면, 이날 서울과 경기도 상공에 직접 침투한 북한 무인기는 1대인 것으로 탐지됐으며, 나머지 4대는 우리 군의 대응을 교란하기 위해 강화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나타났지만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은 뒤 퇴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 상공에 진입한 1대는 2~3m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크기라 격추가 쉽지 않았고, 일부 구간에선 근접 비행으로 기관포 사격이 가능했지만 아파트 단지 인근 등 대민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라 실시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실제 무인기를 식별했으나 민가나 도심지 상공이라 비정상적인 상황 발생시 우리 주민 피해를 고려해서 사격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전투기로 무인기를 격추하는 것은 탱크로 쥐를 잡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라며 "민간 지역만 아니었다면 사격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겠지만, 민간 피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무인기 격추가 어렵다고 판단한 군은 이에 우위 전력인 정찰기를 동원해 대북 무력시위에 나섰다.

안보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의 주력 대북 감시자산인 유인정찰기 '백두'와 '금강', 그리고 이스라엘제 무인정찰기 '헤론' 등을 투입해 9·19 군사합의상 비행금지구역을 넘어 MDL 근처까지 진출시켰다.

이어 '송골매' 2대가 추가로 출격했고, 한반도 동서 양측에서 동시에 무인정찰기가 MDL을 넘어 북한 지역을 정찰하는 이례적 작전이 펼쳐지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명백한 도발에 자위권 차원에서 비례성·충분성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했다"며 "우리측 무인기(UAV)가 MDL을 넘나들었지만, 북한은 지상과 공중에서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무장도 쉽지 않은 무인기를 보낸 것은 '수도권 상공을 휘젓고 다녀도 남측이 제대로 대응 못한다'는 혼란을 주기 위한 의도"라며 "그런 의도에 함몰되기보단 우리 측이 우위에 있는 전력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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