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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미 금리차 커졌지만 외환시장은 안정…셈법 복잡해진 한은

등록 2023.03.23 10:40 / 수정 2023.03.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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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준 홈페이지 캡처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22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지만, 미국의 긴축 중단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달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할 한국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0.25% 포인트(p)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75%~5.00%로 올라섰다.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1.50%p로 더 확대됐다(한국 기준금리는 연 3.50%). 2000년 5~10월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이다.

자본은 '돈값'인 금리를 높게 쳐주는 쪽으로 이동하는 만큼, 미국의 금리가 더 높아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할 우려에 무게가 실린다.

수입할 때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를 상승시켜 국내 인플레이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FOMC가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 적으로 해석되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은행권 불안으로 인한 신용 위축이 금리인상 효과를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곧 중단될 것이란 기대감에, 미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밑으로 내려갔다. 한은 입장에선 여유가 생긴 셈이다.

실제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에 부합할 경우, 굳이 추가로 긴축해야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들도 제기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부터는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3% 초반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면 굳이 금리를 올려 긴축적으로 갈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로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소형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와 같은 새로운 위기가 발생할 우려도 상존한다.

금융안정 상황 전개와 그에 따른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변화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여지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비은행권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외여건의 변화와 국내 가격변수 및 자본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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