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당 이정근 전 부총장의 돈 봉투 관련 녹음 파일 불길이 당 전체를 집어 삼키는 분위깁니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2년 전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민주당을 출입하는 오현주 기자가 나왔습니다.
일단 송영길 전 대표는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송영길 대표 선거 운동 과정에서 돈봉투가 살포된 건 분명해 보이지요. 송 전 대표와 어떤 관계의 인물들이 등장합니까?
[기자]
이름이 공개된 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과 3선 윤관석 의원, 그리고 초선 이성만 의원입니다. 윤관석 의원은 송 전 대표가 인천시장일 때 인천시 대변인을 지냈고 전당대회 땐 송 후보 캠프에서 선거 기획과 조직까지 총괄했습니다. 이성만 의원은 인천시의회 의장 출신으로 송 전 대표의 선거를 도왔습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선거 이후 사무부총장에 파격 발탁됐습니다.
[앵커]
돈봉투를 돌렸다면 경선이 상당히 뜨거웠다는 건데 누가 대표 후보로 나왔습니까?
[기자]
그때 전당대회는 송영길-홍영표-우원식 3파전이었습니다. 세 번째 도전이었던 송 전 대표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지원을 받았었는데, 친문 진영의 지지를 업고 있던 홍영표 의원의 거센 추격을 받았습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를 보면 이렇게 초박빙이었습니다. 선거 결과도 송 전 대표가 0.59%p 차이로 간신히 이겼습니다.
[앵커]
전반적인 정황은 이해가 되는군요. 검찰도 그래서 이 돈이 매표 행위에 쓰인 걸로 보는 거고요.
[기자]
네, 정당법 50조에 따라 당 대표 선출을 위해 금품을 제공하는 건 불법입니다. 이정근 녹취 파일에는 돈을 뿌린 정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녹취 파일 중에 돈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강래구 전 감사가 이정근 전 부총장에게 말한 내용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관석이 형(윤 의원)이 의원들을 좀 줘야 되는 거 아니냐. 나한테 그렇게 얘기했다. 고민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돈이 최고 쉬운 건데…."
검찰은 국회의원들에게는 각각 300만원씩 총 6000만원이 전달됐고, 대의원들에게는 50만원씩, 총 3000만원이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연루된 당사자만 80명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여요.
[기자]
윤 의원과 이 전부총장이 전날 받은 봉투가 모자랐다며 더 줘야 할 의원들의 실명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어서 들어보겠습니다.
윤관석 / 의원
"그래서 우리 했던 OO이나 OO이나 OO이나 OO이나 둘은 또 호남이잖아"
이정근 / 前 부총장
"거기 해야 돼, 오빠. 오빠 호남은 해야 돼"
윤관석 / 의원
"나는 인천(지역 의원) 둘하고 OO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얘들이 보더니 또 '형님 기왕 하는 김에 우리도 주세요' 또 그래가지고 거기서 3개 뺏겼어."
물론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돈을 받았는지는 규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앵커]
이정근 녹취파일이 3만 개나 된다고 하니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말고도 더 많은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겠어요.
[기자]
"이제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아닌 이정근 리스크다" 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정근 녹취파일로 촉발된 민주당 관련 수사만 벌써 3번째인데, 앞서 노웅래 의원이 사업가로부터 6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건도 이 녹취파일에서 비롯됐습니다. CJ 계열사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의혹도 여기에서 시작돼 이학영 의원이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간단치 않군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어떻게 될 건지 정말 알 수 없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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