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 이제는 세계 잼버리가 왜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었는지 하나 하나 따져 볼 때가 됐습니다. 10년 가까운 오랜 기간, 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붓고도 나라망신 제대로 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준비기간 동안 전라북도와 부안군 등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 횟수만 백회에 가깝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잼버리 준비가 아니라 공무원 외유에 돈을 쏟아 부었다고 해도 할말 없게 됐습니다. 외국 가서 뭘 했는지를 들여다 봤더니 더 기가 막힙니다.
최민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길이 229m, 아파트 13층 높이의 대형 선박이 물살을 가릅니다.
선상 수영장이 있고, 객실 750개, 탑승 승무원만 750명에 달하는 호화 크루즈선입니다.
주로 대만과 일본 오키나와 인근을 오가는 관광선인데, 2019년 12월 부안군 공무원 6명이 이 배를 탔습니다.
새만금 잼버리 홍보가 목적이었는데, 출장 대부분을 선상에서 보냈습니다.
새만금이 잼버리 유력 후보지로 선정돼 본격 유치전이 벌어진 2015년 9월 이후 잼버리를 이유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공무원들이 제출한 보고서는 96건이었습니다.
이중 전라북도가 55건, 부안군이 22건으로 전체의 80%에 달했습니다.
2016년엔 부안군 공무원들이 잼버리 대회와 무관한 캠핑카 여행을 다녀온 뒤 보고서에 '캠핑장 조성 방안을 연구' 했다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부안군 공무원 4명의 출장 일정도 프랑스 몽마르뜨 포도 축제, 와인 시음행사 등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박물관과 뮤지컬을, 프랑스에서 에펠탑과 야경을 즐긴 뒤 출장보고서엔 잼버리 유치 홍보가 목적이었다고 썼습니다.
부안군 관계자
"이거는 순수 군비에요. 중앙부처에서 (외부 예산을) 받았다거나 이런 것들은 아니거든요."
전라북도 세계잼버리 추진단도 2018년 5월 잼버리 성공개최 사례를 조사하겠다며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했는데, 두 나라 모두 잼버리를 개최한 적이 없습니다.
TV조선 최민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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