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수처가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세번째 강제구인을 시도했는데, 또 실패했습니다. 대통령 측이 강하게 거부하는 상황에서 강제 구인이란걸 할 수 있는 건지, 김주영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윤 대통령을 강제 구인해서 조사하는거, 법적으로 가능하긴 합니까?

[기자]
공수처는 2013년 대법원 판례를 들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피의자들이 수사에 불응하자, 검찰이 교정기관의 협조를 받아 강제 구인했던 사건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 대법원은 "구속된 피의자가 조사실로 나오지 않겠다고 거부한다면, 수사기관은 조사실로 구인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 당시에 피의자들을 교도관이 직접 끌어낸 건 아니고, 강제구인이 되자 순순히 조사에 응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원론적으로는 강제로 끌어내서 조사실로 이동하는것도 가능하단 분석이 나옵니다.

노수환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피의자를 조사실로 구인할 수 있다라고 하는 건 쉽게 말하면 강제 처분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수갑을 채워서 강제로 데리고 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앵커]
윤 대통령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오늘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헌법이 보장한 진술거부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수사"라며 강제구인 시도가 계속되면서 "탄핵심판 준비를 위해 변호사를 접견할 권리도 침해당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법조계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피의자를 굳이 수차례에 걸쳐 강제 인치하는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단 의견이 나왔습니다.

한상훈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진술 거부권을 행사를 하려고 할 때 구속영장의 효력을 가지고서 피의자를 수사기관으로 구인을해서 반복적으로 그 질문을 하는 것은 진술 거부권에 반할 소지가 있다"

[앵커]
현직 대통령이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데, 교도관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조사에 응하도록 끌어내는게 가능한건가요?

[기자]
​교정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된 이후 구치소 방문조사를 비롯해 모든 조사를 거부했었는데, 당시 검찰이 전직 대통령 예우차원에서 강제 구인을 하지 않았었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의 방문조사는 받았지만, 추후 재판에 나오는 걸 거부했는데, 당시 구치소가 '전직 대통령을 강제로 인치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선 교도관들도 "공수처도 못하는 걸 교도관에게 하라는 건 잔인한 처사"라며 "윤 대통령이 법적으로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책임은 누가지냐"고 토로했습니다.

[앵커]
현실적으로 뭘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강제로 조사실에 앉힌다 쳐도, 윤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할게 뻔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일단 체포 당시 1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조서 열람도 하지 않으면서 강하게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조사실에 앉아도 공수처 수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요. 혹시나 진술을 해도 형사소송법 312조에 따르면 수사과정에서 한 진술을 재판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 능력을 잃는데요, 이 때문에 강제 구인을 해서 조사실에 앉히는 것이 실효성이 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창현 /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진술을 했다 하더라도 법정에서 그 진술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부정될게 뻔히 예상이되기 때문에 굳이 강제 구인할 필요는 없는거죠."

[앵커]
공수처가 실익이 없을게 뻔한데, 무슨 생각으로 현직 대통령을 그렇게 집요하게 조사실에 앉히려는건지 속내를 알 수없다는 말도 나오던데, 수사기관의 자존심 때문일까요? 김 기자,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