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계속되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야권에서조차 혼란스럽단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이 대표 변신의 속내가 뭔지, 전략상 득이 될지 독이 될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장 기자, 바로 어제죠. 이 대표가 반도체 분야에 주52시간제 적용을 예외하는 방안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밝혔었는데, 오늘 양당이 만나서 관련 논의를 했죠?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없었습니다. 1시간 가량 만난 양당 정책위의장은 협의 내용은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는데요. 취재를 해보니, 주52시간 예외 적용에 대한 어제 이 대표의 언급과 민주당의 오늘 입장엔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52시간 문제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하잔 겁니다. 이 때문에 처리가 시급하단 국민의힘과 이견을 보이며 충돌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이 대표와 논의를 미루려는 민주당, 어느 쪽이 진짜인 겁니까?
[기자]
사실 취재 기자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어제 이 대표가 52시간 예외적용을 요구하는 업계의 주장이 합리적이고 공감이 간다고 하면서 '수용을 시사했다'는 취지의 기사들이 쏟아졌는데,, 이후 당 대변인은 당내 의견 조율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며 속도조절에 나서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게 대표적입니다.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역할보다 사실상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단 해석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나올 경우 곧바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계획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최근까지 이 대표 자신이 했던 발언이나 행보와 상당히 배치된다는 겁니다.
이재명 (2024년 6월)
"장시간 노동으로 떼우는 시대 이제 지났습니다."
이재명 (어제)
"유연성을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냐? 저도 많이 공감이 돼요"
[앵커]
이 대표가 경제, 외교, 안보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우클릭 중인데,, 방금 본 반도체법 관련 말고도 상당 부분 기존 입장을 바꾼 거 아닌가요?
[기자]
침체된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민생회복지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가 포기할 수 있다고 하거나,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최근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재명 (2024년 9월)
"(민생회복지원금은) 여당, 정부가 노래부르는 것처럼 현금살포가 아닙니다."
이재명 (1월 31일)
"추경 못하겠다 이런 태도라면 우리 민생지원금 포기하겠습니다."
이재명 (2021년 7월 1일)
"친일 세력들이 美 점령군하고 합작을 해가지고 다시 그 지배체제를..."
이재명 (1월 22일)
"앞으로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을 더욱더 강화·발전시키고.."
[앵커]
입장을 바꾼 건 맞지만 그래도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선 중도층 공략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문제는 너무 자주 말을 바꾼다는 이미지가 있는 이 대표에겐 '실용주의'가 자칫 '기회주의'로 비춰질 수 있단 겁니다. 위성정당 창당과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입장을 뒤집은 것부터,, '끌어내려야 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탄핵을 말한 건 아니라는 식으로 빠져나가는 화법도 논란이 됐었죠. 여기에다 최근 우클릭 행보에 대한 야권내 반발도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표 결집력이 큰 양대 노총이 이 대표 노선이 의심된다며 반발하는가 하면 당내에서도 "벌써부터 진보의 가치를 포기하면, 실제 대선 국면에선 더 낼 카드도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중도층 표심을 잡겠다는 건 좋지만, 결국은 어느 정도 진정성이 뒷받침 되냐가 중요한 문제 아닐까 싶네요.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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