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2심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일제히 반발했다.

당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꼼수의 달인 이재명 앞에서 또다시 이 나라의 법치가 무너지고, 사법정의가 사망했다"며 "이제는 대놓고 거짓말을 해도 권력만 가지면 모두 무죄가 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 2심 결과에 대해 "사법사의 오욕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감형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설마가 현실이 됐다"며 담당 판사 정치성향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율사 출신 의원들은 일제히 이번 판결이 법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정점식, 조배숙, 김미애 의원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억지 법리가 상식을 완전히 배반한 순간"이라며 "이재명 특혜 판결"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대선 후보자의 명백한 허위 발언조차 '의견 표명'이라며 면죄부를 준 오늘 판결은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사실상 사문화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해석이 광범위하게 통용된다면 선거는 진실의 장이 아니라 거짓말 경연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국민 법 상식에 완전히 어긋난다"면서 "상식 있는 국민이라면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판결문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되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의원은 "사법부의 널뛰기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하다"며 "대법원에서 이 '거짓말 면죄부' 판결을 신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어이 상실"이라며 "'거짓말의 새로운 기준' 창조한 사법부 문 닫아라"라고 말했다.

여권 잠룡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무죄를 정해놓고 논리를 만든 것"이라며 "이현령 비현령(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 판결대로면 대한민국의 모든 선거에서 어떤 거짓말도 죄가 되지 않는다"며 "정치인에게 주는 '거짓말 면허증'"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거짓말을 거짓말이라 하지 못하는 홍길동 판결"이라면서 "이렇게 단순한 사건을 두고 1심과 2심 판결이 양극단으로 나온 것을 어느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겠느냐"고 했고, 안철수 의원은 "법원 판단은 존중하나 이번 판결은 정의는 아니었다"며 "법원은 나머지 재판들도 신속하게 마무리해 달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선 주자가 선거에서 중대한 거짓말을 했는데 죄가 아니라면 그 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면서 "대법원이 정의를 바로 세우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