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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더] 집권하자마자 '검찰 해체' 속도내는 與 속내는

  • 등록: 2025.06.11 오후 21:17

  • 수정: 2025.06.11 오후 21:25

[앵커]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가 무색할 만큼 민주당에서 강경론이 여러 갈래로 분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속도전이 여당 지도부만의 구상인지, 대통령실에선 어떤 입장인건지, '뉴스더' 코너에서 정치부 황정민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황 기자, 민주당이 일단 재판중지법이나 대법관 증원법처럼 여론 부담이 있는 법안들은 유보를 했잖아요. 그런데 사실상 검찰을 해체하는 법안을 발의한 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소위 검찰개혁은 민주당의 숙원 과제라 할 수 있는데, 이번 대선을 통해 입법과 행정권력까지 거머쥔데다 높은 지지를 등에 업은 집권 초에 신속히 마무리하겠단 뜻으로 보입니다. 신중하게 한다며 후순위로 미뤘다간 여론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에 속도전에 나섰다고 볼 수도 있고요, 조만간 3대 특검이 동시 가동되는 대규모 사정정국을 앞둔 상황도 염두에 둔 거란 해석도 있습니다.

[앵커]
검찰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는 법안이 처음 나온 건 아니죠?

[기자]
네.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적이 있고, 지난해엔 민주당내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검찰청을 없애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법안이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검찰 길들이기 아니냐"는 비판 여론에 성사되진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민주당에선 당론 법안은 아니라고 하는데, 발의 시기에 대한 이견이 있을 뿐이지, 검찰의 힘을 빼는 법안 추진의 방향성에선 당내 이견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여당도 여당이지만 대통령실의 입장이 제일 중요할텐데, 어느정도 교감이 있었다고 봐야 합니까.

[기자]
발의를 주도한 김용민 의원은 "정부와 상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긴 했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강경파 의원들의 브리핑도 아무런 상의도 없이 나와서 대통령실 내부에선 일부 불쾌한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 밝힌 구상이나 시간표와 다르다는 측면에서 정권 초반 국정 추진에 오히려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재명 (지난달)
"사법 개혁, 검찰 개혁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조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반면, 어차피 지향하는 목표가 같으니 어느 정도 역할 분담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옵니다.

[앵커]
오늘 하루 민주당에서 나온 게 검찰은 해체하고, 또 국민의힘은 해산하자, 이게 쉽게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엄밀히 말하면 제1야당을 해산시킨다는 건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현재로선 가장 큰 변수가 내란 특검인데요.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11개 범죄 혐의와 함께 인지 사건도 수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계엄 당일 국회 해제 의결을 막았다는 의혹으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죠. 여권이 초대형특검 수사로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가담 정당'이란 여론을 키우고, 정당 해산까지 밀어붙이려는 거 아니냐는 건데 여론 흐름이 실제 추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의 여권 내부 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있어요. 정권 초인데도 일사불란한 모습보단 여기저기 잡음이 끊이지 않는 거 같아요.

[기자]
가장 대표적인게 오광수 민정수석 인선을 둘러싼 논란인데요. 여권 내부에서 상당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데, 특수통 출신이란 배경을 보면 앞서 말씀드린 검찰해체 시도와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시각에선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권력의 핵심부에서, 그것도 막강한 권한을 가진 민정수석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일종의 권력투쟁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여기에 원내대표 경선을 코앞에 두고 아들 취업 청탁 의혹이 다시 불거진 김병기 의원 사례도 비슷한데요. 보통 원내대표 경선은 같은당 의원들끼리 치르기 때문에 네거티브가 대체로 잘 안나온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그만큼 입법과 행정 모두 장악한데다 야당마저 힘없이 표류하는 국면이라 여권 내부의 권력 투쟁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글쎄요, 대선 기간 그렇게 민생이 중요하다고 했었는데 어째 다른 흐름인 것 같아 걱정럽네요.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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