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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더] 이재명 정부 기조 전환?

  • 등록: 2025.07.08 오후 21:27

  • 수정: 2025.07.08 오후 21:37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 더’ 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와주셨습니다. 이재명 정부에서 방송법을 국회 과방위에서 단독 처리했는데요. 당초 이 대통령은 국민 공감대 속에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대통령 생각이 바뀐 건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여러 자리에서 방송법은 일방적으로 추진할 생각이 없다고 수차례 밝혔습니다. 여당 지도부도 과방위 최민희 위원장 등 강경파가 추진하는 것 이라면서, 본회의 처리는 신중히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상임위원장단과 만나 방송법 처리가 내뜻과 다르지 않다고 했는데요. 일단 강경파에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민주당이 곧바로 본회의까지 가져간다면 이 대통령 입장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 본심이 원래 방송법 처리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은 오늘 상임위 소위에서 지역화폐법과 고교 무상교육법도 처리했어요. 노란봉투법 등 다른 쟁점법안도 7월 중 줄줄이 처리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방송법과 궤를 같이 하는 것 아닌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지역화폐법은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역화폐를 국가예산으로 지원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이 대통령의 대표 공약입니다. 고교 무상교육 비용을 3년 간 더 국비로 지원하는 법안 또한 민주당이 전 정부 때 추진하다 거부권이 행사됐던 법안입니다. 노란봉투법과 양곡법 등은 민노총과 농민회 등이 요구하는 것들입니다. 이재명표 공약이나 민주당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이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검찰 수사와 판결 뒤집기에 나서고 있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민주당은 대선 때 이 대통령의 각종 재판을 중단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했고요.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공표 죄를 삭제하는 선거법 개정도 추진했습니다. 그러다 이 대통령 취임 후 비판 여론을 의식해 중단했는데요. 민주당은 이번에 검찰 조작 기소 대응 TF를 발족시켜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과 대장동 비리 사건, 김용 전 부원장 불법 자금 사건 등에 대한 뒤집기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취임 한 달을 기점으로 사법리스크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적극 추진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취임 한달 간 인사와 정책 기조는 강성 진보 색깔을 빼고 속도 조절을 하면서 통합과 협치에 우선을 두는 분위기였는데요. 두달 째에 들어서면서 기조가 바뀌는 것인가요? =일단 그렇게 보입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도 보수층을 자극하지 않고 신중하게 조심 조심 가자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취임 한 달을 지나면서 신중한 속도 조절은 과감한 속전속결로 바뀌고 있습니다. 인사에서도 '단 한명도 낙마 없다' '청문 절차 빨리 끝내달라'고 얘기합니다.

[앵커]
왜 이렇게 달라진 건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지지율 상승에 따른 자신감이 큽니다.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60%를 넘어섰고, 민주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에 더블 스코어로 앞섭니다. 야당이 지리멸렬하고 국정 평가도 좋으니까 이젠 이 대통령과 민주당 뜻대로 가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임기 초 국민 지지가 높을 때 하고 싶었던 정책과 법안을 모두 처리하자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강성 개딸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지지층을 결속하려는 목적이 엿보이고요. 노조 등 대선 우호 세력들의 청구서를 이행한다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의 온건한 개혁, 협치와 탕평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배성규 정치에디터]
이 대통령은 지금 여론을 살피고 있을 겁니다. 이 대통령은 여론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여론 흐름에 따라 정책 기조도 발빠르게 바꿉니다. 이대로 기조 전환을 해도 될지, 중도 보수층이 반발하지 않을지 판단 중일 겁니다. 야당에선 "이 대통령이 이중 플레이한다. 벌써 말 바꾸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런 비판이 커진다면 이 대통령은 이전의 온건한 속도조절 모드로 유턴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게 여론과 지지율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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