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 북한·관세·농업 '복잡한 3차함수'…美 파상공세에 협상 시한 하루
등록: 2025.07.28 오후 21:14
수정: 2025.07.28 오후 21:19
[앵커]
나흘 뒤면 우리도 미국과 관세 담판을 짓습니다. 협상 시한 하루 직전에 여러 카드를 놓고 우리한테 최대한 덜 손해인 방향으로 타결해야 하는데, 쟁점이 뭐고 결과에 따른 파장은 어떨지, 경제부 이유경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우리 측 대표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 나서는데 분위기가 좀 어떻습니까.
[기자]
"결의에 차 있다", "사활을 걸었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구윤철 부총리는 예정돼 있던 일정까지 취소하고, 내일 오전 비행기로 미국으로 출국하기로 했습니다. 31일에 미국 워싱턴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 1대1 협상에 나서는데, 협상 시한이 8월 1일인 만큼 단 하루 만에, 결판을 내야 합니다. 당초엔 '2+2 통상협의', 그러니까 양국 재무, 통상 수장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었는데, 미국이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결국 구 부총리 단독 협상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사실상 미국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건 다 들고 오라"며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이 많습니다.
[앵커]
우리가 미국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앞서 리포트에도 나오긴 했는데, 이번 협상의 가장 쟁점을 꼽는다면요.
[기자]
가장 민감한 쟁점은 미국산 농축산물 추가 개방입니다.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는데, 정치권 일부에서 소고기 수입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기때문에, 미국을 자극하는 것 아니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미국산 쌀 추가 수입 등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대통령실도 "농축산물 양보의 폭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핵 위협과 안보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미국이 방위비 분담 문제까지 연계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세와 농업, 북한까지 얽힌 '3차함수'가 된 셈입니다.
[앵커]
앞서 관세율을 확정 지은 일본이나 EU를 보고 우리가 참고할 만한 건 없습니까?
[기자]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쌀 시장도 추가 개방하기로 했죠. 또 항공기 100대 구입, 알래스카 가스관 프로젝트 참여 등 사실상 모든 조건을 받아들였습니다. EU도 6000억 달러 투자와 미국산 에너지를 사들이기로 했고,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등 광범위하게 양보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협상도 일방적 양보가 될 거란 현실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허준영 / 서강대 경제학과교수
"투자 금액은 사실 일본보다 좀 작을 수 있는데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쪽에서 우리가 미국한테 내줘야 될 게 많을 거 같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이번 한미 협상의 핵심은 25%에서 얼마나 내려올까이기도 한데,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로서는 일본이나 EU와 같은 '15% 수준 이하 관세'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관세 협상 파트너 중 '마지막 국가'입니다. 이 말은 곧, 미국 입장에선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의미이기도 합니다. 조선업 등 산업 강점을 지렛대로 삼아 전략적 동맹 가치를 설득해 막판 균형점을 찾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협상 타결, 혹은 결렬 시 우리한테 미치는 영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타결될 경우엔 자동차·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관세 부담이 줄면서 경기 반등에 숨통이 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렬될 경우 충격은 상당합니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수출이 최대 10% 줄고, GDP는 0.4%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원화가치는 급락하고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등 금융시장에도 큰 타격이 올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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