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색바랜 실용 인사’ 입니다.
이번 내각 인사에 대해 코드·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큽니다. 취임 초의 실용 기조가 바뀐 건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이 대통령은 취임 때 이념이 아닌 실용주의 인사와 정책을 강조했습니다. 진영이나 출신을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발탁하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이념 색채가 강한 강성 인사들은 피하고 기업인이나 중도 인사들을 많이 발탁했습니다. 그런데 강선우·이진숙 장관 후보자 낙마 이후 친여·진보 성향 인사들이 줄줄이 기용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큰 틀의 실용은 변함 없다고 하지만 인사의 방점이 ‘탕평 실용’에서 ‘내 편과 코드 강화’로 옮겨온 모양새입니다.
[앵커]
이번에 참여연대 민변 전교조 등 친여 단체 출신이 많은데 이유가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입니다. 여성가족부 원민경 후보자는 민변,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도 참여연대와 민변 출신입니다. 국가교육위원장인 차정인 교수는 조국 전 장관 딸을 옹호 했었습니다. 코드 인사로 해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범여권에선 대통령실에 각종 인사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친여 진보 진영이 본격적인 대선 청구서를 내미는 형국이죠. 그런데 이를 거부하면 강성 지지층과 진보 진영이 이탈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지율과 국정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인사 비판으로 중도 보수층이 일부 이탈하더라도 진보 진영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인사에 통진당 출신도 포함돼 있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민주평통 사무처장에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가 기용됐는데요. 그는 과거 통진당 전북도당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통일 운동에 몸담고 북한에도 여러 번 다녀왔다고 합니다. 일각에선 대북 유화 정책을 위한 인사라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그는 2012년 통진당에서 탈당했고 이재명 캠프의 전북 지역책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캠프 보은 인사의 측면도 있습니다.
[앵커]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 또 다시 발탁된 것도 논란이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은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선거법 사건 변호인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정부 요직에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거나 내각에 들어간 인사, 대통령실 비서관, 국정원 고위 간부 등 모두 12명에 달합니다. 변호인 정부라는 말까지 나오죠. 이들 공통점은 모두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자리라는 겁니다. 공개 검증을 피한 것이죠. 국민의힘에선 “이 대통령을 변호한 대가로 공직을 맡은 것 아니냐” “이 대통령이 변호인을 많이 썼는데 왜 재산은 거의 줄지 않았느냐”고 비판합니다.
[앵커]
내일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이 열리는데 이것도 반쪽으로 치러지게 됐다고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국민임명식에는 당사 압수수색으로 농성중인 국민의힘이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일부 전직 대통령도 불참합니다. 오늘 국회 전야제도 반쪽으로 치러졌습니다. 민주노총도 노동자 대회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습니다. 진보 보수 통합 실용 정부를 내세웠는데 결과는 반쪽입니다. 실용과 협치라는 국정 기조가 두달만에 색이 바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는 코드 보은 인사와 쟁점 법안 강행 등으로 여권이 자초한 측면도 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야당 대표와 만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으로선 통합적 국정 운영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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