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의 저주' 조선인 원폭 피해자들이 말하는 외면의 역사…"日 사과·정부 관심 필요"
등록: 2025.08.15 오후 21:42
수정: 2025.08.15 오후 21:47
[앵커]
올해는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8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조선인 약 7만 명도 강제 징용과 징집으로 일본에 끌려갔다가 원폭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피해자들은 자신은 물론, 아래 세대로도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피폭 1세대 피해자들을, 신경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1945년 8월 6일 오전,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떨어졌습니다.
강제 징용된 아버지를 따라 왔던 7살 꼬마는 영문도 모른 채 섬광과 열풍을 맞닥뜨렸습니다.
김철주 / 원폭 피해 1세대
"소리 때문에 나는 졸도를 했어요. 길에서 사람이 죽어가 있고 가죽이 타가지고 벌겋게 있고"
피폭지점에서 2km 떨어진 곳에 있던 38년생 김철주씨. 수시로 터지는 코피, 온몸의 종기보다 참을 수 없었던 건 고향에서조차 뗄 수 없었던 '피폭 피해자'라는 꼬리표였습니다.
김철주 / 원폭 피해 1세대
"우리를 갖다가 꺼려하고 거부하고 서로 우리가 가면 피하고 그러는 거예요. 그게 얼마나 비참해요. 병이 뭐 저 옮겨간다 그런 건 아니거든요."
원폭 피해를 입은 조선인은 당시 약 7만명으로 국내 생존자는 1600여명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피해자 상당수가 모여살고 있는 경남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립니다.
합천과 진주 등 경남 지역 주민들은 부산항과 가까워 히로시마 전초기지로 징용됐는데, 원폭 투하 후 고향에 돌아와 현재 생존한 피해자는 230여명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유전질환 등 피폭의 고통이 2세, 3세로 대물림되고 있는 겁니다.
심진태 /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일본이 그럼 사죄한 일이 있습니까? 우리 국가는 그냥 방치해 놓고. 우리 내일 모레 죽을 사람들이 어떤 보상보다도 그걸 바로 세워야 돼요."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SNS를 통해 "정부가 원폭의 상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TV조선 신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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