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체

적막 흐르는 '나눔의 집'…"마지막 할머니 한 분마저 요양병원에"

  • 등록: 2025.08.15 오후 21:44

  • 수정: 2025.08.15 오후 21:48

[앵커]
광복 80주년을 맞았지만, 일제강점기 역사의 아픔은 여전히 깊게 남아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 '나눔의 집'도 그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세상을 떠나면서 더 이상 이곳에는 아무도 계시지 않고, 방문객들도 크게 줄었습니다.

허유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따뜻한 사람의 온기 대신 차가운 구리로 만든 피해자 흉상 20개가 입구를 지킵니다.

추모 공간 벽면에 붙여놓은 수백 개의 편지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색이 바랬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여 살던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 입니다.

지난 5월 이옥선 할머니가 97세를 일기로 영면하면서 나눔의 집에는 강일출 할머니 한 분만 남게 됐습니다.

하지만 강 할머니마저 건강 악화로 작년에 요양병원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습니다.

한때 위안부 피해자들의 교육의 장이었던 이곳은 지금은 불이 꺼져 있습니다.

박찬돈 / '나눔의 집' 사무국장
"(이곳은) 같은 고난을 겪어 온 그런 분들이 서로를 이제 의지하면서 살아온 곳이거든요. 워낙 할머니들이 이제 연세가 많으시고 하다 보니까 여기서는 모시지 못하고…"

나눔의 집에는 현재 위안부 할머니들의 유품과 생전에 그렸던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제목도 '못다핀 꽃'. 할머니들의 인생이 위안부로 끌려감으로 인해서 한번 펴보지도 못하고…"

방문객은 "아픔의 역사를 더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 합니다.

정수연 / 경기 광주시
"이런 역사들이 후손들에게까지 전달되고 잊히면 안되고 더욱 더 발견이 많이 됐으면 좋겠다…."

광복 80주년을 맞았지만 나눔의 집에는 역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TV조선 허유하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