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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더] 100일 회견 후폭풍

  • 등록: 2025.09.11 오후 21:20

  • 수정: 2025.09.11 오후 21:27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100일 회견 후폭풍' 입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자세히 밝혔는데 전체적인 기조 어떻게 보십니까.

[배성규 정치에디터]
이 정부의 국정 키워드는 통합과 실용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반기업법과 검찰·방송법안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실용과 협치의 진정성이 있느냐, 대통령의 본심이 뭐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오늘 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안보 분야에서 실용 기조는 대체로 유지했습니다. 대일·대미 실용 외교와 성장 중시라는 근간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특검 수사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해선 이전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속도조절론을 펴면서 정청래 대표에게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줬는데요. 오늘은 특검법 합의에 반대하고 내란특별재판부도 설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실용 보단 강경 대결 노선에 가까웠습니다.

[앵커]
특히 내란재판부가 왜 위헌이냐고 했는데요.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인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그렇습니다. 내란수사와 재판은 타협 없이 간다고 선언한 겁니다. 그동안 개딸은 ‘닥치고 내란 척결과 검찰 개혁’을 요구해 왔죠. 대통령과 개딸이 한 몸이라는 걸 명확히 보여준 겁니다. 하지만 사법부는 내란 재판부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난색입니다. 인민재판이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법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인식도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권력엔 서열이 있고 입법부의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치가 사법에 우선한다며 입법부 우위론을 편 겁니다. 이는 지지층에선 박수를 받겠지만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여야간 특검법 합의에 대해 협치가 아니라 야합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당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 같습니다.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은 며칠 전 영수회담에서 여야 대표들과 손을 맞잡고 야당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고 했는데요. 오늘은 내란 특검법과 정부 조직법을 어떻게 맞바꾸느냐고 했습니다. 보고 받은 적도 없고 협치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여야 합의에 반대하며 여당 지도부를 질책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선 대통령실과 사전 협의를 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대통령에게 보고가 안 됐다면 그 자체로 더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당 지도부가 이 일로 정면 충돌하면서 사퇴 요구까지 받았어요. 취임 100일에 여당은 울상이네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김병기 원내대표 측은 정 대표 측과 사전에 협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강성 지지층이 반발하자 정 대표가 일방적으로 뒤집고 원내에 책임을 돌렸다는 겁니다. 정 대표가 사과 요구에 "내 부덕의 소치"라고 물러선 것을 보면 정 대표도 모르고 있었던 일은 아닌 듯 합니다. 개딸들은 김 원내대표 뿐 아니라 정 대표에게도 배신감을 표시하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그동안 강성 드라이브로 선명성을 내세웠던 정 대표가 적잖은 리더십 타격을 입을 듯 합니다.

[앵커]
이번에 이 대통령이 정국 주도권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배성규 정치에디터]
맞습니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고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주도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대통령이 '내란 척결'과 '개혁 드라이브'를 앞세워 개딸의 지지를 다진 반면 정 대표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검찰·언론·사법 개혁 등의 주도권도 대통령실로 넘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내세워 온 여야 협치와 중도 실용 노선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습니다. 여권 지지와 구심력은 올라가겠지만 국민 통합은 그만큼 멀어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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