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가정보자원 관리원 화재는 디지털 강국이라고 자부하던 우리 사회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보안이 철저해야 할 공항에서조차 휴대폰에 저장된 신분증 사진만으로도 탑승 수속이 이뤄졌고, 온라인에서 클릭 한 번이면 됐던 일을 은행과 구청 등을 직접 찾아가 처리해야 했습니다.
느닷없이 다가온 아날로그시대, 서영일 기자가 어려움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행기 탑승 전 최종 신원 확인을 하는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
민간앱이나 신분증을 찍은 사진만으로도 신원 확인을 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눈에 띕니다.
이번 화재로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이 한때 먹통이 되자 급하게 탑승 절차를 간소화한 겁니다.
공항 관계자
"거의 다 들어가고 있어요. 오히려 더 편하게 들어가세요."
수속에 차질은 거의 없었지만, 허술해진 공항 보안을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경동훈 / 서울 구로구
"신분 확인이 제대로 안 되다 보니까, 도용해서 막 타는 경우도 있을거 같아서 그런 부분들이…"
은행은 비대면 계좌 개설이나 대출 업무 등이 차질을 빚었습니다.
주민등록증 온라인 인증 시스템이 여전히 복구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주민등록증을 들고 은행을 찾은 시민들도 복잡한 확인 절차를 거치느라 불편을 겪었습니다.
은행 이용객
"여기서 주민등록증은 시간이 걸릴 수가 있으니까 운전면허증 가져오라 하고. 짜증 나도 참아야지"
공인 중개사들은 주말새 온라인 시스템 마비로 필수 서류를 떼지 못하거나, 실거래가와 전월세 신고도 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직접 구청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했습니다.
공인중개사
"계약을 다 뒤로 미뤘죠. 기본적으로 (서류를) 드려야 하는데 발급이 안 되면 계약을 할 수가 없죠."
화재에 디지털 강국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자리엔 주먹구구식 땜질 대응만 남았습니다.
TV조선 서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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