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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9년 전세법' 발의…월세화 가속되나?

  • 등록: 2025.10.17 오후 21:24

  • 수정: 2025.10.17 오후 21:30

[앵커]
범여권에서 전세 계약기간을 1년 늘리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더 쓸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전세 기간이 3년씩 세 번, 최대 9년이 되는 겁니다. 시장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유만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이 법안의 취지가 뭡니까?

[기자]
전세살이를 하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법안은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이 7~8년인데 비해 임차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3년 초반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계약기간과 갱신 기회를 늘려 줘서 더 오래, 더 마음 편하게 살게 하겠다는 건데요,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서 임대인의 건보료 납부 증명서 등 재정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도 임차인에게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임차인이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집을 팔 경우 매수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게 했습니다.

[앵커]
이 법안이 실제 실행되면 전월세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요?

[기자]
임대인들은 9년 동안 보증금이 사실상 동결됩니다. 계약 갱신할 때 직전 보증금액의 5%만 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리스크를 고려해 애초에 전세가를 비싸게 책정할 가능성이 높고 아예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향도 뚜렷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런 반응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됐던 2020년 임대차3법 때도 나타났던 겁니다.

서진형 /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갱신하는 임대차 계약과 그리고 이제 새로 신규 계약 간의 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거죠. 2중, 3중 가격이 형성되는 거죠. 전세 계약의 월세화를 가중시킬 수 있다라고 보는 거죠."

[앵커]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될 거라는 얘긴데, 사람들은 그래도 전세를 선호하죠?

[기자]
전세는 한 달에 나가는 주거비가 없거나 소액이기 때문에 부담이 적습니다. 반대로 월세는 자금 흐름에서 주거비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올해 1인가구 중위소득은 239만 원인데 서울 원룸 평균 월세는 70만 원 수준입니다. 원룸에만 살아도 월 소득의 30% 가까이를 주거비로 쓰는 겁니다.

[앵커]
그 동안 전세가 내집마련을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해 온 측면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전세 세입자는 월 주거비 부담이 줄어드니 그 만큼의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전세가 상승기에는 집값을 밀어올리고, 하락기에는 보증금 미반환과 전세사기를 유발한다며 부정적으로 봅니다. 특히 갭투기를 야기하는 주범으로 평가하기도 하죠. 하지만 여전히 전세를 원하는 수요를 간과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23년 말에 이뤄진 설문조사를 보면 선호하는 주거 형태 1순위는 압도적으로 '자가'였고, 2순위로는 73.7%가 전세라고 답했습니다.

이창무 /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억지로 전세를 없애려고 그러면 겪어야 되는 아픔이 사회적으로 굉장히 클 수밖에 없어서 점진적으로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용 가능한 정도의 전세 위축의 구도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게 저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

[앵커]
전세사기 사태로 피해자들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만큼 제도 개선은 필요하지만, 어떻게 연착륙시킬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입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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