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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3중 규제' 이후 전망은?…"전세 가뭄에 거래 절벽 불가피"

  • 등록: 2025.10.19 오후 19:10

  • 수정: 2025.10.19 오후 23:43

[앵커]
정부의 3중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내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파장과 정부가 이렇게까지 고강도 대책을 내놓는 이유가 뭔지 따져보겠습니다.

이 기자, 구체적으로 내일부터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기자]
네. 지난주 16일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는 아파트와 다세대 등 주택에 모두 적용됐는데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아파트에만 적용됩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2년간 실거주를 해야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앵커]
파장이 만만치 않겠네요?

[기자]
네. 아파트 투자 수요는 사실상 사라지고, 단기적으로는 거래절벽이 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또 토허제 시행으로 실거주가 늘면서 반대로 전세 매물이 크게 줄고, 전세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전세대출마저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김효선 /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입지가 우수한 지역부터 전월세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고, 내년도에도 충분한 입주 물량이 예상되지는 않기 때문에 전세 일부가 보증부 월세로 전환되는"

[앵커]
정부가 매번 초강력 대책을 내놓는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지난주 대책이 나오기 하루전,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서 그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언 들어보시죠.

지난 14일 국무회의
"이게 과대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높죠. 폭탄돌리기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언젠가는 반드시 터질 일이죠."

정부는 우리나라 부동산, 특히 서울 집값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뒀다가는 일본처럼 버블이 붕괴되면서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겁니다.

[앵커]
서울 집값에 거품이 꼈다는 말도 많던데 어떻습니까? 

[기자]
집값 거품을 측정하는 지표로 주거비 부담률, PIR이 있는데요. PIR은 1년간 한 푼도 안쓰고 소득을 모아서 집을 사는데 걸리는 기간을 말합니다. 한 글로벌 민간 통계사이트를 보면, 서울 PIR은 25.2로, 태국 방콕과 이란 테헤란보다 낮은 세계 15위입니다. 순위가 낮은 건 아니지만, 최상위권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토부가 지난해말 발표한 수치로 보면 PIR은 이보다 더 낮은 13 정도입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어떻게 봅니까?

[기자]
일본이 부동산 붕괴로 '잃어버린 30년'을 맞았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도 집값 폭락으로 일본처럼 될 수 있다고 꾸준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일본과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일본은 정부의 저금리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땅과 상업용 부동산을 무차별적으로 사들이면서 거품이 끼었기 때문에 우리가 우려하는 집값 버블과는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박합수 /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일본은) 주택 공급이 과잉 상태가 존재돼있었던 상황이고 거기에 과도한 대출이 문제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LTV 비율이 집값의 40~50%를 넘지 않습니다. 그 얘기는 금융기관이 안전하다는 뜻도 되는 거예요."

[앵커]
주택 공급 없이 이 규제 대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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