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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정년 연장 급물살…숫자 뒤 숨은 쟁점은?

  • 등록: 2025.11.08 오후 19:28

  • 수정: 2025.11.08 오후 19:38

[앵커]
오늘 서울 도심에선 양대노총이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자며 대규모 집회를 벌였습니다. 올해 안에 '임금 삭감 없는 정년연장'을 법제화하자며 노동계가 단체행동에 나선 건데, 경영계는 청년 고용이 줄고 기업 재정 부담이 커진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실제 입법 가능할지, 사회정책부 임서인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임 기자, 노동계가 정년을 65세로 늘리자고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20%를 넘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인구 구조상 정년 연장은 어찌보면 불가피한 선택인데요. 실제로 양대 노총은 베이비 부머 세대의 대규모 은퇴로 노동공급이 감소되고 성장잠재력이 저하된다는 걸 정년 연장의 주요 논리로 내세웠습니다.

양경수 / 민주노총 위원장 (지난 5일)
"은퇴와 동시에 빈곤한 노후를 걱정할 수 밖에 없는…."

김동명 / 한국노총 위원장 (지난 5일)
"초고령사회에서 정년연장 없이는 노년층 빈곤 문제, 소득공백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고…."

[앵커]
경영계가 청년 고용 문제를 들며 반대한다고 했는데, 실제 정년을 연장하면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

[기자]
네. 겉으로는 퇴직 시점을 5년 늦추는 일이지만, 노동시장 구조가 흔들릴 수 있는 변화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 노동시장은 2016년 임금체계 조정없이 법정 정년만 60세로 연장한 뒤 여러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당시 고령 근로자가 1명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0.4명에서 1.5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선 정년 문제를 어떻게 풀었습니까.

[기자]
네, 일본 역시 정년 연장 문제가 노사 현안으로 부각됐습니다. 다만 숫자상 정년을 늘리는 해법으로 풀지 않았고 정년연장, 정년폐지, 퇴직 후 재고용이라는 해법 가운데 노사 합의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근로자 고용을 보장하면서도 기업 부담을 줄이는 절충안을 택한 셈입니다.

[앵커]
갈등이 첨예한만큼 우리도 절충안을 찾아야할텐데, 어떻게 논의되고 있습니까?

[기자]
노동계에서도 일본 사례를 주목하는 분위깁니다. 법정 정년 연장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도 일본사례 학습효과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일본내 고용 의무화 조치 시행기업 70% 이상이 정년 연장이나 폐지 대신 '계속고용제'를 선택한 점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처럼 퇴직 후 재고용으로 임금이 30~40% 깎이고, 경력직 저임금 고령자들이 무경력 청년들과 취업 경쟁하는 상황을 마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오상훈 /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의장 (지난 5일)
"임금 삭감 없는 법적 고용 의무화가 돼야 합니다."

[앵커]
정년 연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죠. 현재 입법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은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현행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법안을 이미 발의했고, 연내 입법을 목표로 이달 초 '정년연장특별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다만, 이틀 전 민주노총과의 정책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연내 처리 여부에 대해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신중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노사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향후 추진일정을 놓고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앵커]
초고령화 사회에 정년 연장은 불가피한 일이란 생각도 드는데, 세대간 균형과 지속가능한 구조 만드는 데에 지혜를 모아야겠네요. 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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