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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더] 대장동 자충수에 적폐청산 카드

  • 등록: 2025.11.11 오후 21:26

  • 수정: 2025.11.11 오후 21:26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대장동 자충수에 적폐청산 카드' 입니다.

[앵커]
대장동 항소 포기가 검란이란 역풍을 불렀는데요. 각종 해명도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배성규 정치에디터]
그렇습니다.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은 검사들이 들고 일어나자 "용산과 법무부와의 관계를 따라야 했다"고 해명했는데요. 외압에 굴복해 항소 포기 지시를 내렸다고 자인한 격이 됐습니다. 정성호 법무장관은 애초 "아는 바 없다"고 했다가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의견만 두 번 제시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윗선에 보고했는데 두 번이나 "신중하라"고 반려하면 누가 봐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노 대행은 이진수 법무차관이 항소 포기 선택지만 제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법무부 수뇌부로 화살이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 장관은 대장동 일당이 얻은 7800억 원대 부당 이득에 대해서도 "항소 대신 민사 소송으로 받으면 된다"고 했는데요. 민사는 1년 넘게 재판도 안 열리고 청구액도 턱없이 적다고 합니다. 사실상 천문학적 수익을 갖도록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분노가 큽니다.

[앵커]
정치적으로 보면 결국 자충수였는데, 누가 지시한 것이냐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법률적으로만 보면 대장동 항소 포기는 이 대통령 재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겁니다. 하지만 정치적 역풍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노 대행은 이런 파장을 몰랐다는데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주요 사건 재판 상황은 대검과 법무부, 민정수석실까지 보고가 됩니다. 민정수석실은 사후 보고만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 대통령 재판은 그동안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당은 이번에 김 실장도 보고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민정수석실 비서관 4명 중 3명도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입니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우려 때문에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민주당은 검찰이 항명한다며 감찰을 요구하고 있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법무장관 보좌관은 "검찰이 확신이 없으니 항소를 못 밀어붙인 것"이라며 검사 탓을 했고요, 민주당은 대장동은 조작 기소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검사들은 모두 항소하기로 했는데 총장 대행이 막판에 막은 것입니다. 대장동 비리는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났습니다. 민주당은 "친윤 검찰의 항명이자 쿠데타"라고 했는데요. 검란에 앞장선 25명의 검사장 중 16명은 이 정부가 임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발탁한 검사가 항명한다는 건 좀 어패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대통령과 총리가 오늘 갑자기 헌법 존중 TF를 만들어 공무원들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는데요. 대장동 덮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성규 정치에디터]
전 부처 공직자들을 상대로 내란 협조 여부를 조사해 징계나 인사조치를 하겠다는 건데요. 그동안 3개 특검을 가동하며 먼지 털 듯 윤석열 정부 청산 작업을 해왔는데요. 이번엔 특검에 의존하지 말고 정부 자체적으로 조사하라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2년 간 벌였던 적폐 청산의 시즌 2라고 할만합니다. 야당은 대장동 파문을 덮기 위한 대응 카드라고 주장합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때 실용과 성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는데요.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선거가 다가오자 실용보다 정치투쟁으로 선회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앵커]
이런 전략이 통할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대장동과 내란 청산은 사안이 다릅니다. 공직 사회 군기잡기로 대장동이 해결되진 않습니다. 내란 수사는 작년 말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문 정부 적폐청산처럼 국민 피로감이 적잖습니다. 과도한 적폐 청산으로 공직 사회가 동요하면 국정에도 차질이 올 수 있습니다. 스캔들은 스캔들로 덮는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당장 눈길을 돌릴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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