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납치한 데 이어 이란 체제의 정점까지 직접 타격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 온 규범 기반 국제 질서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행보를 두고 국제법적 절차와 다자 협의를 우회한 채 군사력을 앞세운 방식이라고 분석한다. 유엔 등 국제기구의 제한적 대응과 유럽 동맹국들의 신중한 태도 역시 이러한 규범 균열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마두로에 이어 하메네이까지 이어진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의 뚜렷한 패턴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협상과 다자 합의 대신, 제한적 군사력으로 상대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뒤 정치적 결과를 압박하는 이른바 ‘참수 전략’이다. 이는 냉전 이후 미국이 강조해 온 동맹 조율과 국제기구 중심 개입과는 다른 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지도부 제거가 곧 체제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정치 매체 인터뷰에서 “마두로를 납치했지만 베네수엘라 정권 전체를 전복하지는 못했다”며 지도부 제거와 체제 변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회성 타격 이후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는 방식만으로는 사후 안정화와 체제 재편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경고다.
이번 이란 공습은 단일 지도자를 넘어 군·안보 기구 고위 인사들까지 동시에 타격했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 없이 공중과 정밀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군사적 억지력과 정치적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지상군 없이 지도부를 제거하는 방식은 이란 내부 권력 재편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최고지도자 유고 시 헌법상 과도 권력 구조가 가동되고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강경파가 권력을 재정비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군과 안보 기구 수뇌부까지 동시 타격을 받았다면 중앙 통제력이 예상보다 약화될 수 있고, 권력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권력 재편이 길어질수록 이번 공습의 여파는 이란을 넘어 중동 전역의 안보 균형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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