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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이란 숨통' 하르그섬…트럼프가 예고한 한방?

  • 등록: 2026.03.13 오후 21:10

  • 수정: 2026.03.13 오후 21:12

[앵커]
이란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은 미국이 아직 건드리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이란 영해에 있는 하르그 섬이라는 곳인데요. 이란 원유 수출의 심장으로 불리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곳이고 미국이 왜 공격을 주저하는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섬입니다. 하르그 섬, 어떤 곳입니까?

[기자]
페르시아만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산호초 섬입니다. 길이 8km, 면적은 25㎢로, 울릉도의 3분의1 크기입니다. '원유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선 북서쪽으로 480km 이상 떨어져있습니다. 이 작은 섬에 이란 최대의 원유 수출 시설이 있습니다. 1960년대 미국 석유회사가 건설한 시설인데 보시는 것처럼 섬 남쪽에 수십 개의 저장고들이 있고요. 동쪽에 부두가 있습니다. 이란 해안의 대부분은 수심이 낮아서 큰 유조선이 접근하기 어려운데 이 부두는 깊은 바다까지 연결돼 있어 배를 댈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이 이곳을 공습하면 이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기자]
치명타가 될 거란 분석입니다. 하르그 섬은 이란 중서부 유전과 이어진 송유관들의 종착지입니다. 정유시설을 거친 막대한 양의 원유가 송유관을 타고 이 섬에 모이는 거죠. 최대 300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하고요. 해외로 판매하는 이란 석유의 90%가 이곳에서 선적됩니다.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셈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석유의 동맥'이라면 하르그 섬은 '석유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란 석유 경제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곳인데요. 미국이 왜 하르그 섬을 공격하지 않는 거죠?

[기자]
이란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동시에 국제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란 원유 수출이 실제로 마비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불안정해진 유가가 더 요동칠 수 있다는 거죠. 또, 하르그 섬이 공격 받으면 이란은 원유 시설이 있는 주변국에 보복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군이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하르그섬 공격은 미국의 오랜 레드라인이었습니다.

[앵커]
미국이 이번에도 그 레드라인, 넘지 않을까요?

[기자]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 하르그 섬을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하르그 섬에 대한 군사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마크 구스타프슨 전 백악관 상황실장은 "트럼프 대통령도 점령에 대한 유혹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이 실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혁 /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
"미군에 대한 인명 피해, 거기에 유가까지 폭등하게 되는 상황이 초래된다 그러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굉장히 큰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도…."

일부 외신들도 하르그 섬 점령 시도가 미군의 인명 피해를 동반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미 행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상당히 작은 섬이긴 합니다만 국제 경제의 요충지이다보니까 셈법이 아주 복잡해지는군요.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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