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전체

[정치더] 이긴 거 맞나요?

  • 등록: 2026.06.04 오후 21:32

  • 수정: 2026.06.04 오후 21:35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이긴 거 맞나요?' 입니다.

[앵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여당 내에선 "이겼는데 진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하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객관적으론 여당이 이긴 게 맞습니다. 시도지사 16곳 중 12곳을 이겼고 기초단체장과 시도의원도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재보선은 여야 9대 5입니다. 하지만 선거 초반 15대 1 압승 기대는 깨졌습니다. 출구조사나 개표 초반만 해도 절대 우세였는데, 개표 후반으로 갈수록 표차가 좁혀지거나 뒤집히는 곳이 속출했습니다. 막판엔 서울과 경남에서 역전 당했습니다. 서울과 경기 기초단체장도 국민의힘이 40% 넘게 수성했고요. 국회의원 재보선도 원래 민주당인 지역을 4곳이나 뺏겼습니다. 대통령이 추천한 '명픽 후보'를 내세우고도 수도 서울을 내줬으니 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정청래 대표도 "이겼지만 아프다"고 했습니다.

[앵커]
서울에서 막판 대역전극이 일어난 원인은 뭐라고 봐야할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강남과 2030의 분노 투표입니다. 새벽 개표 때 강남 3구에서 오세훈 몰표가 쏟아졌는데요. 지난 2010년 한명숙 후보에게 이길 때와 데자뷰입니다. 강남 보수층의 위기감에 더해 현 정부의 독주에 대한 분노 투표가 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의 공소취소 특검 추진, 검찰에 대한 이 대통령의 취소·사과 압박, 선거 당일 저질 권력 발언 등이 보수층을 막판 결집시켰다는 분석입니다. 또 보수화 경향을 보이는 2030층의 투표 러시도 한 몫했습니다. 방송 출구 조사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한 20대 남성의 75%, 30대 남성의 66%가 오 후보에 투표했고요. 과거 여당 지지세가 강했던 30대 여성도 53%, 20대는 41%가 오 후보를 찍었다고 합니다. 2030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까지 야당 지지로 돌아섰는데, 여권의 과도한 스타벅스 쟁점화와 독주 이미지가 거부감을 일으켰다는 분석입니다. 어제 투표 용지 부족으로 투표 중단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강남 보수층과 2030의 분노 투표가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입니다.

[앵커]
부동산 정책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여권이 부동산 역풍을 맞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오 후보가 승리한 지역을 보면 서초 강남 송파 강동 광진 용산 영등포 동작 양천 등 이른바 한강벨트입니다. 이 지역은 부동산 정책에 아주 민감합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도 부동산이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1주택자에게도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를 추진하면서 세금폭탄 우려가 확산했고요. 아파트 공급 부족과 전월세 대란 공포도 컸습니다. 오 후보의 민간 중심의 속도감 있는 주택 공급 정책이 한강벨트에 먹혔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야당 심판론 못지 않게 정권 견제론도 컸는데 여권의 국정 기조와 리더십에 변화가 있을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당초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 공소취소 특검을 비롯한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고, 정청래 대표의 장악력도 높아질 걸로 예상됐습니다. 그런데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선거 결과로 인해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공소취소 특검을 계속 추진하느냐가 그 바로미터가 될 것 같습니다. 정청래 대표의 재선 가도엔 경고등이 켜졌는데요. 친명 진영에선 "정 대표의 잇단 실책과 전략 부재로 인해 서울과 영남 일부를 빼앗겼다"고 책임론을 제기합니다. 정 대표 측은 의도적 대표 흔들기라고 반발하는데요. 친명과 친청 간 당권 싸움이 격렬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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