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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길어지는 대기에 '뻘쭘', 장관은 사진서 빠져…민망한 AI 글로벌 포럼

등록 2024.05.22 18:21

수정 2024.05.22 21:22

[취재후 Talk] 길어지는 대기에 '뻘쭘', 장관은 사진서 빠져…민망한 AI 글로벌 포럼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AI 글로벌 포럼 개회식' 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및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과기정통부 제공

지난 21일 시작된 AI 정상회의가 양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정부는 영미권을 중심으로 추진된 AI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를 비영미권인 한국에서 진행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서울 선언'을 통해 AI의 안전, 혁신, 포용을 달성하기 위한 국제정상간 첫 합의가 탄생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서울 선언'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난 금요일까지만 해도 AI 정상회의 및 글로벌 포럼에 참석할 명단은 확정되지 않았다. 화상회의로 계획됐지만 미국과 유럽 등 국가와의 시차 문제로 일정 조율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11월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처음으로 열린 AI 안정성 정상회의가 끝난 지 6개월 만에 두 번째 회의가 열리며 정체성이 희미해진 것도 요인이었다.

행사 전 사전 브리핑에서는 '참석 인원과 국가 수를 알려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과기정통부는 '여전히 조율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행사 곳곳에서는 어색함이 드러났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행사장 앞에 마련된 부스를 둘러본 뒤 강당에 입장해 개회사를 시작했다. 9시에 개회식이 시작하는 줄 알았던 관객들은 10분 가량 대기해야했다. 관련 공지는 없었다. 

개회식 사회를 맡은 아나운서가 수차례 내빈 착석 등 장내 정리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인력 부재로 강당 내 소란이 한동안 이어졌다.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과 정부 요인의 기념사진 촬영 때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제외되는 촌극도 벌어졌다.

한 총리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기업 관계자들만으로 촬영이 시작되자, 조 장관을 의전하는 관계자가 "아니 저기 장관님이…."라며 경호원을 통해 급히 조 장관 제외 사실을 전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AI 규범 정립에 관한 주요 논의가 이뤄질 고위급 라운드 테이블 또한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작 중요한 내용은 빠진 '생색내기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말 파리에서 개최되는 AI 정상회의는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불모지였던 비영미권의 AI 규범 논의가 영미권으로 돌아가서야 면대면 회의로 진행된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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