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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자유의 맨발'로 살려했던 '영원한 청춘' 신성일

등록 2019.04.04 21:41

수정 2019.04.04 21:49

[앵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신성일 씨의 추모 기획전이 열렸습니다. 각종 화제를 뿌리기도 했지만, 평생 500편 넘는 영화를 찍을 만큼 그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81살 나이로 숨지기 직전까지 영화를 사랑했던 배우 신성일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맨발의 청춘'(1964)

택시에 무작정 올라타, 또 무작정 날리는 첫 데이트 신청.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됩니까?"

그리고서 잡은 첫 데이트 장소도 충격적입니다.

"레슬링 구경이라도 가실 수 있겠죠?" (레슬링 경기장) "무서워요?" (도리도리)

데이트가 끝난 뒤에 여성에게 던진 건 언제 또 만나자, '에프터 신청'이 아닌 '오징어'.

"아 참, 저...이거 차 안에서 먹으면서 가요. 여기 오징어도."

55년 전, 영화 '맨발의 청춘'은 청춘 영화의 대명사였습니다. 서울 인구 200만 명이던 시절, 영화관 한곳에서 25만 명이 봤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이 자식들이 어디서 행패야, 썩 꺼지지 못해?"

박소영 기자
"당시 영화에 나왔던 이 흰 가죽 자켓과 청바지는 당대 패션의 아이콘이었습니다. 물론 영화 속 모습들이 당시 실제 젊은이들과 거리는 있었지만, 그 시절 젊은이들의 낭만과 애환을 맛깔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조소연 / 한국영화박물관 큐레이터
"맨발의 청춘에서 신성일 입은 재킷, 스포츠 머리는 청춘의 상징이 되었죠."

'맨발의 청춘' 속 신성일은 사랑도 삶도 자유로웠습니다. 마치 자신의 실제 삶처럼 말이죠. 50년 동안 530편 이 중 60년부터 15년 동안만 435편으로, 하고 싶던 영화를 원 없이 찍었습니다.

엄앵란
"다 그저 신성일 엄앵란... 24시간을 4등분해서 24시간 동안 영화사 네 군데 다녀야돼. 밤낮 할 것 없이."

안성기
"지금까지 저를 포함해서 후배들 다 해도 당할 수가 없는 그런 스타..."

이번 신성일의 추모 기획전에서 처음 공개된 사진 속 64년 동료 배우 엄앵란과의 결혼식은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린 그야말로 '세기의 결혼식'이었습니다.

"기회는 앞머리 털밖에 없다. 오면 정면에서 움켜잡아라"

어머니가 신성일에 들려 준 속담처럼, 신성일은 이후 국회의원과 영화제작자 등으로 끊임없이 변신했습니다. 그런만큼 인생의 부침도 많았죠.

엄앵란
"유명한 사람하고 결혼하지 말어라. 남편 얼굴을 볼 수가 있어야지. 너무 불쌍해 일만 하다 죽었어. 일만 하다."

그의 대표작 맨발의 청춘 속 신성일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맨발로 생을 마감했죠.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긴다는데 나에게는 남길게 아무 것도 없구나."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면 1000년을 살면서도 때 묻지 않는 그런 학이 되고 싶구나."

임종 직전까지 영화를 만들려 했던 신성일, 그는 팬들에게 '영원한 청춘'으로 남았습니다.

뉴스9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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