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7

[따져보니] "범죄자 오려는 나라"…검찰총장 발언 이유는?

등록 2024.03.31 19:26

수정 2024.03.31 19:32

검찰총장 "검수완박 2년, 피해자 속출" 발언

[앵커]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두고 작심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총선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을 한 이 총장의 속내를 사회부 권형석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권 기자, 검찰총장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이 총장의 발언은 지난 28일 대검찰청 월례회의에서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주범 권도형 씨를 언급하던 중 나왔습니다. 몬테네그로에서 송환을 앞둔 권 씨가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미국보다 한국행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우리나라가 '범죄자가 오고 싶어하는 나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다"며 "우리 사법시스템이 범죄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권도형 씨 사건 이야기를, 어떻게 검수완박에 대한 작심 발언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범죄자가 오고 싶어하는 나라'가 된 원인이 검수완박이라고 콕 집어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총장은 "'검수완박'을 도입하니 역량을 쏟아부어도 범죄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70년간 이어져온 형사사법 시스템이 정쟁의 결과물로 전락한 참담한 시기를 돌아보게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참담한 시기'란 바로 2022년 4월 민주당 주도로 발의 18일 만에 검수완박 법안이 강행 처리될 당시를 말하는 겁니다.

[앵커]
선거를 앞두고 하는 발언들은 조심하기 마련인데, 이 총장은 왜 검수완박을 작심 비판한 겁니까?

[기자]
선거가 다가올수록 범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에 대한 공격이 심화되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재판에 출석하며 검찰독재국가에서 검찰이 정치에 나서서 자신의 손발을 묶고 있다며 다시금 검찰 비판 카드를 꺼내들었죠.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를 비롯해 박은정 전 검사, 황운하 의원 등 비례대표 당선권에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인물을 집중 배치해둔 상황입니다. 조국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2심까지 징역 2년이 선고돼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고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돼 2심이 진행 중입니다.

[앵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후보자와 당이, 정권 심판과 함께 검찰 개혁을 앞장 세우는 모습이긴 합니다.

[기자]
조국혁신당은 공약으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고 '기소청' 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걸었습니다. 또 검찰 수사 기능을 대체할 중대범죄수사청도 만들겠다고 하는 등 검찰의 힘을 뺄 공약이 줄줄이 대기 중입니다.

조국 / 조국혁신당 대표
"가장 먼저 검찰 개혁을 반드시 그리고 철저하게 이뤄내겠습니다. 검찰을 공소 제기 및 유지의 기능만을 행사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총장 뿐 아니라 검찰 내부에선 선거가 다가올수록 위기 의식이 팽배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제가 얘기를 나눠본 검찰 관계자들은 "지난 정권에서 치 렀던 정치권과의 대립이 다시 본격화될까봐 두렵다" 는 반응이었습니다.

[앵커]
실제로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민생과 경제 살리기가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고들 말하는데, 정작 후보자들의 관심은 다른데 있는 것 같아서 답답하네요. 권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