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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또 정치권에 밀린 경제수장…이번엔 어떤 카드?

등록 2020.11.29 11:29

수정 2020.11.29 11:37

3차 재난지원금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본예산안에, 국민의힘은 내년 예산 중 한국판 뉴딜예산을 깎아 재난지원금을 넣자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한 사람이 안보입니다. 바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입니다. 1차와 2차 재난지원금 논란 때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었는데, 이번엔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이 3차 재난지원금은 점점 윤곽을 잡아가고 있는데요, 홍 부총리가 어떤 입장을 내릴지 궁금합니다.

 

[취재후 Talk] 또 정치권에 밀린 경제수장…이번엔 어떤 카드?
긴급재난지원금 결제가능 안내문 / 조선일보DB


■ 불붙은 3차 재난지원금

공식적으로 3차 재난지원금이 언급된 건 이달 4일입니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차 재난지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고, 이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추가경정예산을 논의하기엔 이미 늦었다고 맞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이었습니다.

그러다 확진자가 300명선을 계속 넘다 일일 확진자 386명을 기록한 지난 2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에 "3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며 본격적으로 논란에 불을 붙였죠. 나흘 뒤, 국민의힘이 3차 재난지원금을 공론화하고, 다음 날엔 그 동안 난색을 표하던 여당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정치권은 재난지원금을 어떤 방식으로든 지급하기로 합의를 본 것이죠.

■ 사라진 경제부총리

이 과정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없었습니다. 제일 먼저 걱정되는 재정건전성 악화를 문제 삼지도 않았고, 지급 필요성에 대한 찬반입장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수조 원이 들어갈지도 모를 예산편성 과정에서 경제수장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겁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도 굳이 경제부총리를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1~2차 긴급재난지원금 편성 때는 추경으로 재원을 마련했는데, 이번엔 추경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만약 추경을 하게 되면 기획재정부가 추경안을 짜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합니다. 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지금 기재부 예산실 직원들이 내년도 예산안 국회심의에 매달려 있어 정부 여력도 떨어진 상황입니다. 추경을 한다면 홍남기 부총리의 동의가 필수적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부총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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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휴업한 가게 안내문 / 조선일보DB


■ 간접적으로 나온 정부 입장

지난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장관급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이자리에서 재난지원금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회의 뒤 브리핑을 가진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에게 3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역시 내용은 같았는데, "정부 회의에서 3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는 없었고, 국회의 상황을 봐서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재정이 문제입니다. 올해 9월까지 사회보장성보험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는 80조 5000억 원 적자, 실질적인 정부재정관리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108조 4000억 원 적자로 둘 다 역대 최대입니다. 결국 마른 수건을 짜듯이 예산을 마련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재정을 더 쓸지, 아니면 아낄지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취재후 Talk] 또 정치권에 밀린 경제수장…이번엔 어떤 카드?
지난 16일 제2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는 홍남기 부총리 / 기획재정부


■ 사표, 이번엔

지난 3일, 홍남기 부총리가 사직서를 냈다는 폭탄발언을 합니다. 논란이 됐던 대주주 기준변경을 10억 원으로 유지하는 데에 대한 책임을 지는 뜻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내년 예산을 심의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나온 예기치 못한 발언이었기 때문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되짚어보니 홍 부총리는 주요 정책결정마다 정치권에 밀려왔었고, 당시에도 정치권의 요구대로 법안을 추진하자 못하자 여기에 대한 항의표시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때 문재인 대통령이 사직서를 즉각 반려하면서 홍 부총리를 재신임했고, 일부에선 정치권에 끌려다닌 관가의 항의표시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달도 안 돼 또 정치권이 3차 재난지원금을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과 경제피해 규모,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야하는 정부의 입장은 반영이 안됐습니다. 사표까지 던졌던 홍남기 부총리가 이번엔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 송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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