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과거보다 미래에 초점…日 강제징용 직접 사과 없어

등록 2023.03.16 20:47

수정 2023.03.16 21:08

[앵커]
한국 정부의 해법 발표 이후 정확히 열흘 만에 성사된 회견이었고, 우리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일본의 조치에 특히 관심이 쏠린 회담이었습니다. 오늘 회담 결과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홍연주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정부가 여론의 부담을 무릅쓰고 강제징용 해법을 발표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성의있는 호응조치가 나오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는데, 결국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어요?

[기자]
네, 예상했던 수위만큼만 언급이 나왔다고 보면될 것 같습니다. 공동회견 때 한국 기자가 기시다 총리에게 국내 여론을 전하면서 관련 질문을 했지만,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진 않았습니다. 관련 문답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상현 / 한국 취재기자
"한국의 노력에 비해 일본 호응 부족하다는 한국 여론 많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윤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를 확인하고, 긴밀한 의사소통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결국엔 양국 정상이 과거보단 미래에, 그러니까 양국의 공동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기시다 총리가 과거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표현으로 사실상 간접 사과를 했다고 볼 수 있는데, 과거 일본정부의 담화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는지 정리를 해볼까요?

[기자]
그동안 한일관계와 관련한 역대 일본 내각의 대표적 입장 표명은 4가지 정도 있는데요. 고노 담화에선 위안부 모집 강제성을 인정했고, 무라야마 담화는 식민지배 반성과 사죄 표명,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언급했습니다.

오부치 게이조 / 당시 일본 총리(1998년)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드립니다."

가장 최근의 2010년 나오토 담화는 "식민지 지배가 초래한 손해와 고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로 우리 입장에선 일본의 가장 적극적 사과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선언들을 모두 계승했다고 한만큼 기시다 총리 역시 과거사에 대한 사죄 입장은 간접적으로 밝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오늘 한일 재계가 미래세대를 위한 기금 창설 계획을 밝혔는데, 여기에 일본 전범기업들이 추가로 참여할 지 여부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오늘은 해당기업의 참여 여부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모두 "게이단렌 회원사로서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 나가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게이단렌에 이들 기업들이 이미 출자를 했다는 점에서 참여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피해자 재단의 국내 기금 조성 상항을 봐가면서 추가로 출연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제3자 변제안' 이라는 게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큰 정치적 부담을 진 건데, 그만큼 한일관계 정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국익이 크다고 판단한 거죠?

[기자]
공동회견 때 그 질문이 있었는데요, 윤 대통령도 국익의 관점에서 한일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尹대통령
"한국의 국익은 일본의 국익과 제로섬관계 아닙니다. 저는 윈윈할 수 있는 국익이라 생각합니다. 안보 위기 문제에 대응하는데 많은 도움 될 것이고 양국의 산업 형태나 발전 방향 비추어서 양국이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늘 일본으로 출발하기 2시간20분 전에 북한이 ICBM을 발사한 만큼 한일 간 안보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죠. 양국은 지소미아를 정상화하고, 안보 회의체도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다 경제 주체들의 이익을 키우기 위해 수출규제 문제와 교류 협력 활성화에도 합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한일 갈등 현안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일괄 타결 방식으로 풀어가겠다, 즉 '그랜드 바겐'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표명해왔는데요. 대통령실에선 주고받기식 협상의 자세로 임하지 말고 신뢰에 바탕을 두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간다는 태도로 임하라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합니다.

[앵커]
일본의 사죄에만 촛점을 맞춰 본다면 불만족 스러운 점이 있는데 좀 더 큰 그림에서 보면 이번 정상회담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는 양면의 해석이 가능하고, 이제는 국내 여론 좀 지켜보지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