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따져보니] '지역 의대생' 늘어나면 '지역 의료' 살아날까

등록 2024.03.20 21:10

수정 2024.03.20 21:16

[앵커]
정부의 의대증원 취지 중 하나는 지역 의대생을 늘려 지역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는데 있습니다. 핵심은 지역 의대 졸업생들이 과연 그 지역에 남느냐인데, 지금까지는 어땠는지, 문제는 없는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현재는 지역 의대 졸업생들도 수도권으로 많이 가는 거죠?

[기자]
네, 최근 10년간 의대 졸업생들이 어느 지역에서 인턴으로 취업했는지 찾아봤습니다. 연한색으로 표시된 서울, 경기, 인천의 의대 졸업생들은 96% 이상이 수도권에 남았습니다. 경북과 강원, 제주 등 짙은색으로 표시된 지역에선 70% 이상이 졸업후 지역을 떠났습니다. 이탈률이 가장 높은 경북 지역은 이탈자 10명 중 9명이 수도권에 취업했습니다.

[앵커]
왜 이런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까?

[기자]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일단 울산의대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5년 간 졸업후 취업한 185명 가운데 울산 소재 병원에 취업한 건 13명뿐입니다. 울산의대는 부속병원과 협력병원 세 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실습수업을 서울아산병원에서 하는데요. 서울에서 교육을 받다보니 인턴 취업도 서울에서 할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 다른 대학도 부속병원을 수도권에 둔 것을 많이 본것 같네요.

[기자]
네, 지방 사립의대 절반인 9곳이 수도권에 부속병원과 협력병원을 두고 있습니다. 이들 병원 모두 이번에 최소 100명에서 최대 150명까지 의대 정원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자칫 수도권 병원들만 수혜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진우 / 부산 동아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그동안 병원을 특히 수도권에 많이 지었잖아요. 병상 크고, 병상 많고, 장비 많고 또 교수들이 있으니까 수련 환경을 평가할 때 보는 기준들이 대게 그런 거거든요."

[앵커]
그래도 앞으로 지방 의대에 지역인재 전형으로 사람을 많이 뽑고, 졸업자가 늘어나면 지방에 정착하는 의사들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기자]
네, 변호사 사례를 보면 그런 기대가 가능한데요, 로스쿨 졸업생이 배출된 이후 지난 11년 동안 전국 변호사 수는 2배가량 늘어났고 지방 개업 변호사 수도 약 2배 증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의대를 졸업한 인턴들은 수련을 위한 병원 시설이 중요한데다, 상당수가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변호사 증원 때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입니다.

한희철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
"지역 정원제를 활용하고 그 다음에 그 지역 내에 정말 전공의가 돼서 수련받고 싶은 그런 병원을 키우는거 그거가 같이 되면 서울에 안 올라와도 될 겁니다."

[앵커]
의대증원이 큰 논란 속에 강행되는 만큼 그에 견주는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져야하지 않겠습니까. 세밀한 연구와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김자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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