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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7 취재후 Talk] 도 넘은 팬덤 마케팅

등록 2022.06.04 19:27

수정 2022.06.04 20:06

[앵커]
대한민국의 문화 예술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우리의 자랑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 화려함 뒤에서는 상술이 팬심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A씨 / 아이돌 팬
"우리를 호구로 생각하는구나 라고 생각은 하지만 살 수 밖에 없는….“

[앵커]
안윤경 기자, 팬심을 이용한 상술은 최근에 더 심해졌습니까?

[기자]
제가 지난주에 실제로 한 아이돌 그룹의 앨범이 발매되는 날 현장을 다녀왔습니다.물건을 사고 나오시는 분들을 저희가 한번 따라가 봤더니 양손에 쇼핑백을 하나씩 들고 나오셨는데 그 쇼핑백 안에 앨범이 한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많이 사는 겁니까?

[기자]
혹시, ‘포토깡’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앵커]
포토깡이요?

[기자]
이게 ‘포토카드깡’이라는 건데요. 앨범을 이렇게 쌓아놓고 껍데기만 까서 카드를 확인하시더라고요.

[앵커]
내가 원하는 카드가 있는지?

[기자]
네. 카드부터 확인을 하고 빈 앨범을 옆에 계속 쌓아두고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으려고 계속해서 앨범을 살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안갯속에 가려진 어떤 확률 게임 같은 거네요.

[앵커]
앨범을 여러 가지 사는 이유가 팬 사인회를 갈 수 있는 그런 응모권 때문에 또 산다면서요?

[기자]
이제는 ‘팬사컷‘이라는 말까지 등장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건 또 뭐예요?

[기자]
팬 사인회를 가기 위한 앨범 구매 컷 수라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정말 유명한 아이돌 가수 같은 경우는 200장, 300장, 400장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사실 이런 음반판매에 팬심을 이용하는 일은 좀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요즘에는 이 아티스트들을 모델로 내서 기업들도 이런 마케팅을 좀 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최근에는 한 라면 회사가 한 번들(묶음)을 사면 포토 카드를 준 겁니다. 근데 이게 그냥 단순한 포토 카드가 아니라 두 가지의 포토 카드를 모두 모아서 한 단어를 만들면 팬 사인회에 응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팬들이 정말 SNS에 많은 인증 글을 올렸는데 ‘277개까지 카드를 까봤는데 그중에 기업명이 나온 카드가 3개밖에 없었다.’ 120만원을 썼는데 응모권 3장을 얻은 셈이거든요. 실제로 저희가 문의를 해보니까 비율을 다르게 찍은 건 맞더라고요.

[앵커]
아, 그래요?

[기자]
네.

[앵커]
사실 이런 마케팅이 불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도가 너무 지나치기 때문에 저희가 짚어보는 건데. 기획사나 업체 측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만나는 관문들을 너무 많이 만들어 놓은 게 좀 문제인 것 같아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게 정말 문제의 핵심입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를 보기 위해서 과정들에 너무나 많은 확률 싸움이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데요. 실제로 팬들이 모인 한 시민단체에서는 전국에 있는 K팝 팬들에게 연락을 해서 쓰지 않는 K팝 앨범들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순식간에 8천 장이 모였습니다.

[앵커]
그만큼 많이 버려지고 있다는 얘기네요.

[기자]
네. 그래서 그 8천 장을 이제 각 앨범에 해당하는 소속사로 보내는 퍼포먼스를 했는데요. 판매한 기획사가 끝까지 이걸 책임을 져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하고요.

[앵커]
그럼 마지막으로 순수한 열정이 멍들게 하는 팬심 마케팅. 한 줄 톡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로 하겠습니다. 이게 정도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도가 지나친 것 같습니다. 팬들이 돈을 쓰는 게 잘못은 아니지 않습니까.

[앵커]
사랑은 죄가 아니니까요.

[기자]
돈을 이만큼 쓰면 뭔가 확실히 내가 물건을 살 수가 있다거나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이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굉장이 아쉽고요. 이런 기업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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