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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남혐' 논란…'그 손가락' 뭐길래?

등록 2023.11.29 21:42

수정 2023.11.29 21:48

[앵커]
대형 게입업체의 홍보영상이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요. 이번에는 어떤 일인지 뭐가 문제인지 자세히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먼저 뭐가 문제가 된 겁니까?

[기자]
네, 넥슨이 지난 23일 '메이플스토리'의 홍보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그냥 봐서는 별다른 점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컷을 쪼개서 보면, 중간 중간에 이런 손가락 모양이 나오는데요. 남성의 신체부위를 뜻하는 비하의 상징 이라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앵커]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군요. 이걸 어떻게 알아본 겁니까?

[기자]
이 영상을 그린 작업자가 과거 페미니즘 관련 글을 올린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고 이후 누리꾼들이 문제의 장면을 찾아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넥슨과 영상을 제작한 외주업체는 사과했고, 해당 직원은 퇴사했는데요. 이번에는 여성단체들이 "마녀사냥이자 억지 검열"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앞서 온라인에는 기자회견을 열면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의도적으로 화면에 이런 표시를 끼워넣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보인 건지 주장이 엇갈리는 거군요. 다른 기업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포스코는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신입사원 채용공고 영상이 비슷한 손 모양으로 남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석 달 전에 올린 영상이 논란이 되자 포스코 측은 어제 비공개로 바꿨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난 2021년 GS25가 집게 손 모양 홍보물로 홍역을 치렀는데요, 당시 다른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제품에서 비슷한 손 모양 그림을 삭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여혐이든 남혐이든 혐오를 조장하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지요. 사회 범죄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기자]
네, 최근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무차별 폭행을 당하기도 했죠. 짧은 머리를 하면 페미니스트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총장은 어제 "전형적인 혐오 범죄로, 공동체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범죄"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공동체의 균열로 이어지는 실제 사례도 많이 있지요?

[기자]
네, 2018년 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입니다. 남성 누드모델을 몰래 촬영해 커뮤니티에 올린 여성이 경찰에 체포되자, "피해자가 남성이라 경찰이 발빠르게 움직인다"며 여성단체들이 규탄 시위를 벌였는데요. 전문가들은 남혐이든 여혐이든 서로가 자신들이 차별 받고 있다, 우리만 피해자 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지적합니다.

구정우 /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젠더 갈등이 이렇게 심한 나라가 사실은 전세계적으로 찾기 어렵다, 정치권에서 앞다퉈서 젠더 갈라치기를 했고. 서로 백안시하고 서로가 경쟁 상대로 바라보는 제로섬적인 상황이 벌어지니까 젠더 갈등이 굉장히 심한 것이고…."

[앵커]
요즘은 이런 갈등을 정치인들이 의도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더 걱정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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