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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소원해진 북중 관계…묵은 갈등 폭발했나

등록 2024.07.09 21:42

수정 2024.07.09 21:53

[앵커]
보신 것처럼 올해 들어 북중 관계에 미묘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갈등의 원인과 양국의 속내가 뭔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근래에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흔적을 지우는 일이 있었다고요?

[기자]
지난 3월 경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중국 당국이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설치한 양국 정상의 발자국 동판을 없앴습니다. 중국은 2018년 김정은과 시진핑 주석이 함께 산책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발자국 동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중국은 동판 위에 아스팔트를 깔아 발자국을 없애버렸습니다. 북중 정상의 우호 상징물이 제거된 건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만 달라진 게 아니잖아요, 북한도 중국에 냉랭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올해 초 중국과 일본에서 강진이 발생했을 때, 북한은 일본에만 '기시다 각하'로 시작하는 위로 전문을 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중국의 우방국들이 앞다퉈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은 성명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엔 조선중앙TV의 해외송출 위성을 중국에서 러시아로 바꿔버렸습니다.

[앵커]
북한과 중국 관계가 틀어진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언제부터 이런 겁니까?

[기자]
과거부터 북중관계는 사실 애증의 관계에 가까웠습니다. 최근엔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밀착행보를 노골화하자 묵은 갈등이 폭발했단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은 동북아 정세를 위협하며 도발하는 북한 길들이기에 나섰고, 북한은 러시아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내가 있단 겁니다.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김정은의 생각만큼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죠. 국제사회의 제재국인데 중국이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북한은 중국도 좀 자극을 하면서 러시아로부터 군사과학기술을 얻으려는 이중 정책을 쓴 거거든요."

[앵커]
북한은 대중 경제 의존도가 심하잖아요. 중국과 균열이 커지면 북한 손해 아닙니까?

[기자]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96.7%에 달합니다. 러시아는 40위권 밖으로 중국을 대체하긴 어렵습니다. 최근 중국은 북중 무역 관문인 단둥에서 북한행 화물에 대한 검색과 통제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무너지는 건 중국의 안보에도 부담스러운 일이라서 북한을 계속 외면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북중 관계 악화와 북러 밀착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북러 관계가 심화된 이후 미국에선 우리나라의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죠. 하지만 일각에선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우리의 외교적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민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는) 중국의 역할과 책임론을 조금 더 부각시킬 필요가 있고 동북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북러의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의 어떤 지지와 동조를 얻는 데 있어서 중국의 어떤 역할론 이것들을 보다 우리가 선명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앵커]
예전부터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순망치한, 입술과 혀의 관계라고 하지 않습니까. 국제정세라는게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늘 멀리 보는 지혜를 가져야할 듯 합니다. 김자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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