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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사, 韓장관이 말 걸어도 '못 들은 척'…라오스 장관과는 '건배'

등록 2024.07.27 11:05

수정 2024.07.27 11:25

北대사, 韓장관이 말 걸어도 '못 들은 척'…라오스 장관과는 '건배'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해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에게 다가간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공동취재

남북 외교당국자가 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장에서 마주쳤지만, 북측의 거부로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 26일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의장국 주최 갈라만찬 자리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북측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 등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리 대사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말을 건넸는데, 리 대사는 앞만 보고 그대로 걸어갔다.

이에 조 장관은 리 대사에게 다가가 팔을 만지며 말을 걸었지만, 리 대사는 뒷짐을 지고 꼿꼿이 정면만 응시했다. 이후 조 장관은 3초 정도 더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자 돌아서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반면, 리 대사는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과 환한 얼굴로 건배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北대사, 韓장관이 말 걸어도 '못 들은 척'…라오스 장관과는 '건배'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26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하며 조태열 외교부장관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 /공동취재


앞서 리 대사는 만찬장에 입장하기 전 한국 기자들이 "오물풍선 살포 이유가 무엇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그에 대한 입장이 있나" 등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지나갔다.

매년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함께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엔 남북한 모두 초청 받는다.

북한은 2000년 ARF에 가입한 이후 꾸준히 이 회의에 참석해 왔지만, 지난 2019년부터는 외무상 대신 아세안 회의가 열리는 해당 국가 주재 대사나 아세안대표부 대사를 대신 참석시키고 있다.

올해는 친북 성향인 의장국 라오스와 수교 50주년이고, 라브로프 러시아 장관과 북러 연대를 대외에 과시할 수 있어 최선희 외무상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 역시 빗나갔다.

한국 정부는 ARF 후 발표되는 의장성명에 북러 밀착을 비판하는 문구를 담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북한과 러시아의 반발 수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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