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달라진 '여론'…'보수 응답자' 늘어난 배경은

등록 2025.01.16 21:25

수정 2025.01.16 22:51

[앵커]
여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건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여론의 흐름을 어떻게 봐야할지, 정치부 한송원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 기자, 여당 지지율 상승세를 두고 일각에선 보수층의 응답이 '과표집'된 거다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던데, 맞는 말입니까?

[기자]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린 말입니다. 일단 '과표집'은 특정 집단이 실제 분포보다 더 많이 조사에 참여했단 뜻으로 볼 수 있을 텐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가 제시하는 기준은 성별과 연령, 지역 세 가지입니다. 만약 실제 인구분포는 남녀가 반반인데, 남성 응답자만 과도하게 조사했다면 과표집이 된 거겠죠. 이렇게 되면 잘못된 여론조사가 되는 것이고, 공표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보수, 진보 같은 이념 성향은 실제 분포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기준이 따로 없습니다.

[앵커]
그럼 통계상으론 문제가 없다는 건데, 여권 지지율이 오르는 추세는 분명하다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여론조사만 전체 추세와 엇갈린 결과물이 나왔다면 신뢰성 문제를 지적할 수 있지만, 최근 여러 조사들이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건 여권 지지층 결집으로 해석이 됩니다. 현재 오차범위 이내라 누가 앞섰다거나 역전했다는 평가를 내리긴 어렵지만, 여야 양쪽 모두 지금까지 나타난 여론 추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겁니다. 다만 그에 따른 착시효과는 유의해야 합니다. 오늘 공개된 여론조사와 비상계엄 전인 두 달 전 실시된 같은 여론 조사를 비교해보면요. 응답자가 밝힌 이념 성향 중 보수층에서만 6%p 늘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인 최근 2주 동안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보수 응답층이 더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한 배경은 어떻게 분석됩니까.

[기자]
윤 대통령 강성지지층에선 지지율이 높으면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줄 거란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민주당의 줄탄핵과 강공 모드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도 적지 않을 거고요. 치밀한 전략보단 특검, 탄핵만 내세우는 모습에 일종의 반사작용도 있는 걸로 보입니다. 조사업체로선 성별과 나이, 지역 할당만 지켰다면 이념 성향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적극 응답층이 많은 쪽 여론이 아무래도 더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여권주자로 김문수 장관이 선전하고 있는 것도 그런 영향으로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각에선 '김문수 현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거나 계엄 이후에도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는 모습에서 강성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선 이런 상황에 곤혹스러워하는 기류도 적지 않습니다.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중도층으로 확장할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여권 단일대오도 그만큼 어려워질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조기대선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선거는 결국 분열하지 않고, 누가 더 중도층 지지를 가져오느냐의 싸움일 텐데, 최근 지지율 상승에 여당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 것 같네요. 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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